'수돗물 유충' 논란에 희비 엇갈린 유통·외식업계

필터샤워기
필터샤워기

수돗물 유충 사태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유통업계는 필터 샤워기와 생수 매출이 급증하는 반짝 특수를 누리는 반면 외식업계는 소비자 외면으로 매출 감소 사태를 맞고 있다. 정부는 전국 정수장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섰지만 시민 불안감이 이어지며 이같은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미디어커머스 기업 어댑트는 자사 브랜드 스킨빌더스의 '힐링 필터샤워기'와 '힐링 워터탭(세면대 필터)'의 최근 5일간 판매량이 전주 동기 대비 1000% 급증했다고 23일 밝혔다. 21일에는 일시적인 품절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위메프 역시 13일부터 1주일간 샤워기 필터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716% 급증했다. 전월과 전주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도 각각 1046%, 1278% 늘었다. SSG닷컴 역시 같은기간 샤워 필터 판매가 610% 증가했고 정수기 필터도 36% 판매가 증가했다.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에서도 유충 사태 발생 이후 필터 샤워기, 주방씽크헤드, 녹물제거샤워기 등 샤워〃수도용품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고 홈쇼핑에서는 정수기 상담 예약 건수가 지난달 같은 기간 대비 약 3배 급증했다.

반면 외식업계는 수돗물 유충 사태가 불편하기만 하다. 코로나19 사태로 매출 직격탄을 맞은데 이어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우려가 있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음식 조리와 설거지 등 수돗물 사용 빈도가 높아 외식을 꺼리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어서다.

특히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반짝 회복세를 보였지만 유충 사태로 인해 또 다시 소비심리가 위축될까봐 외식 업계의 고심은 커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외식산업 경기전망지수는 코로나19가 터진 올 1분기 59.76으로 급락했다가 2분기 들어 64.11로 다소 회복됐다. 재난지원금이 대부분 소비된 시점에서 수돗물 유충이라는 또 다른 악재가 겹친다면 더 이상 버텨낼 체력이 바닥난 기업이 속출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외식 업체들은 테이블에 제공되는 물은 물론 음식 조리에도 생수를 사용하는 매장이 늘고 있다. 이와 함께 식기 세척도 고열로 강화하는 등 자체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조리와 세척과 관련해 지방자치단체에서 별도의 가이드라인이 별도로 전달되지 않아 식당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은 답답한 상황이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