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삼성重, 선박용 배터리 R&D '착착'…형식 승인 완료, 적용만 남았다

내년까지 시스템 연구개발 완료 계획
환경규제 강화로 '경유' 대안으로 주목
삼성중공업과 시너지…외산 대체 기대

세계 최대 ESS 전시회 EES 유럽 2018에 참가한 삼성SDI의 부스 전경. [전자신문 자료]
세계 최대 ESS 전시회 EES 유럽 2018에 참가한 삼성SDI의 부스 전경. [전자신문 자료]

삼성SDI가 선박용 리튬이온 배터리 시스템 상용화를 위한 막바지 연구개발(R&D) 단계에 진입했다. 실제 선박에 배터리 시스템을 적용하는 작업까지 완료되면 국산 배터리가 외산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와 삼성중공업은 내년까지 선박에 배터리 시스템을 상용화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마친다는 계획이다. 당초 연내 개발 완료가 목표였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시기가 다소 늦춰졌다.

삼성SDI는 지난해 7월 해외 선급으로부터 배터리 성능 및 안전 기준에 대한 형식 승인을 완료했다. 현재는 상용화를 위한 막바지 R&D를 진행 중이다.

삼성SDI가 개발하는 배터리 시스템은 선박의 전력용 발전기를 대체하는 핵심 기자재다. 기존에는 선박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기에 선박용 경유를 투입했지만,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에 발맞춰 이를 배터리로 대체하려는 것이다.

최근에는 운항 선박에 대한 화석연료 사용 규제가 확산하면서 대형 상선이나 해양 설비에 전력 공급 역할을 하는 배터리 사용이 늘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리튬이온 배터리 시스템이 초대형 선박 발전기를 대체할 수 있는 매력적인 에너지원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문제는 배터리 시스템이 워낙 고가인 데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기존 공급받던 업체 제품만 고집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삼성SDI가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글로벌 리딩 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삼성중공업 선박 건조 능력까지 더해져 국산 배터리는 향후 외산 제품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 선박용 배터리는 통상 10년 동안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고객사 요청이 있으면 용량을 약 1.5배까지 늘릴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선박용 배터리는 중장기적으로 선박 연료유까지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선박연료 가격에 민감한 해운사가 선박용 배터리를 장착할 경우, 환경규제는 물론 선박 연료비까지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일석이조 효과를 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선박용 배터리 국산화가 성공하려면 최종적으로 고객사 선택을 받아야 한다”며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장기적으로 외산 시스템 대체 가능성은 크다”고 강조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