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3.33%를 기록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기이던 1998년 1분기 이후 22년 만에 최저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수출 쇼크가 본격화된 영향을 받았다.
한국은행은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직전 분기 대비 -3.3%로 집계됐다고 23일 발표했다.
1분기(-1.3%)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다. -3.3%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분기(-6.8%) 이후 22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이던 2008년 4분기의 -3.28%보다도 낮은 수치다.
한은은 2분기에 -2%대 중반 성장률이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경제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가장 큰 타격은 급격히 악화된 수출이다.
-1.4%에 그친 1분기 수출 감소폭은 2분기에는 -16.6%까지 곤두박질쳤다. 주요 수출 대상국의 이동 제한 조치로 자동차·스마트폰의 해외 수요 급감, 해외공장 셧다운 조치로 수출이 애초 전망치를 크게 하회했다. 이 같은 수출 감소 기록은 1963년 4분기(-24%) 이후 처음이다.
투자도 위축됐다. 건설투자가 1.3%, 설비투자가 2.9% 각각 줄었다. 수입도 원유 등을 중심으로 7.4% 감소, 2008년 4분기(-16.2%) 이후 최저치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성장률이 -9.0%로 추락했다. 이외 △건설업 -0.2% △서비스업 -1.1% △전기가스수도사업 2.8% △농림어업 〃9.7% 등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장 먼저 직격탄을 받은 민간소비는 2분기에 1.4% 증가하며 다소 회복된 모습을 보였다. 긴급 재난지원금 효과가 일정 부분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급격한 성장률 하락을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를 보면 정부 기여도는 〃0.3%포인트(P), 민간 기여도는 -3.1%P였다. 예산을 대규모 풀었지만 정부의 기여도는 1분기 0.2%에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은 애초 예상치(-0.2%)에 미치지 못할 공산이 커졌다. 올해 연간 성장률을 애초 전망대로 -0.2%를 달성하려면 남은 3, 4분기에 전기 대비 3% 성장률을 기록해야 하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7월까지 수출이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1~20일 수출액은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1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국의 코로나19 확산 장기화에 따른 경제 활동 재봉쇄 여부, 수출 회복 흐름 등이 경기 회복세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최근 각국에선 코로나19 재확산에도 록다운 조치를 강화하지 않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각국 정부가 이러한 노력을 하면서 이동 제한 조치를 강화하지 않으면 우리 경제 활동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