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2분기 시장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영업이익이 절반으로 축소됐지만 글로벌 주요 자동차 업체가 대부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나온 호실적이다.
23일 현대차는 2분기 영업이익이 59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3% 감소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2.7%로 1.9%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당초 증권 업계 평균 시장 전망치 2700억원을 110% 이상 상회하는 수치다. 앞서 각 증권사는 현대차 2분기 영업이익을 1500억~4000억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현대차는 2분기 해외 자동차 판매가 급감했음에도 우호적 환율 환경과 제네시스 GV80 등 내수 신차 효과가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봤다.
현대차는 2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70만3976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36.3% 감소한 수치다. 국내 시장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한 22만5552대를 판매했다. 해외 시장에서는 중국을 제외한 전 지역 수요 감소로 47.8% 줄어든 47만8424대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글로벌 도매 판매가 큰 폭의 하락을 보이면서 전년 동기 대비 18.9% 감소한 21조859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원가율은 원화 약세에도 글로벌 수요 감소 등에 따른 주요 공장 가동률 하락이 고정비 부담 상승으로 이어지며 전년 동기 대비 0.1%포인트(P) 높아진 83.0%를 나타냈다. 영업부문 비용은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전사적인 비용절감 노력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한 3조1215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판매 160만7347대, 매출액 47조1784억원, 영업이익 1조4541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판매는 24.4%, 매출액 7.4%, 영업이익 29.5% 각각 감소했다.
현대차는 2분기 실적과 관련해 “코로나19 본격 확산에 따른 주요 시장 이동 제한 조치 시행, 공장 가동 중단 등 영향으로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지난해 2분기보다 크게 줄며 판매와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원화 약세의 우호적 환율 환경, 개별소비세 인하, 노후차 교체 지원 등 국내 시장 세제 혜택 효과 GV80, G80 등 신차 판매 호조 등의 요인이 맞물리며 수익 감소를 소폭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하반기 자동차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도 코로나19 재확산과 이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하반기에도 선제적 유동성 관리를 지속해 나가면서 주요 신차의 성공적 출시, 지역별 판매 정상화 방안을 적극 추진해 수익성 방어에 집중할 계획이다.
기아차도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1.6% 줄어든 11조3688억원, 영업이익이 72.8% 감소한 1451억원을 기록하며 어려운 경영 상황 속에서도 선방했다. 기아차 2분기 판매는 국내에서 전년 대비 26.8% 증가한 16만1548대, 해외에서 39.7% 감소한 35만4502대를 기록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