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전기차 판매 23%↑…"테슬라, 보조금 45% 휩쓸어"

올해 상반기 전기차 판매가 23% 증가한 가운데 미국 테슬라가 7080대를 판매하며 전체 보조금 43% 해당하는 900억원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전기버스도 관련 보조금 34.9%에 달하는 59억원을 받았다. 국내 산업 경쟁력을 고려해 보조금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테슬라 모델3가 전기차 충전소에 주차돼 있다. (전자신문 DB)
테슬라 모델3가 전기차 충전소에 주차돼 있다. (전자신문 DB)

2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발표한 '2020년 상반기 전기차·수소차 판매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기차는 2만2267대를 기록해 작년 동기 대비 23.0% 증가했다.

차종별로 전기 승용차 판매는 2.7% 감소한 1만6359대였다. 국내 제작사는 신차 출시 지연, 대당 보조금 축소, 개인 완속 충전기 보조금 폐지 등으로 판매가 작년보다 43.1% 감소했지만, 수입차는 신차 판매 증가 등으로 564.1% 급증했다.

전기 화물차는 가격과 성능에서 경쟁력 있는 양산형 모델 출시와 화물차 운송 사업허가 혜택 등으로 판매가 증가했다. 상반기 연간 보조금 규모(5500대)의 91.5%인 5031대가 팔렸다. 전기버스는 지방자치단체 친환경 버스 전환 정책 강화로 보조금 규모가 커져 작년보다 64.5% 증가한 181대가 보급됐다.

업체별로 국내 제작사는 작년 동기 대비 13.7% 감소한 1만4563대로 점유율이 93.2%에서 올해 65.1%로 하락했다. 현대차는 전기 화물차 성장에도 승용차 판매 감소로 전체 판매가 2.9% 줄었다. 기아차 역시 전기 승용차가 54.6% 하락해 전체 판매가 작년보다 23.7% 감소했다.

반면 테슬라는 모델3 판매 확대에 힘입어 작년 동기 대비 1587.8% 성장하면서 점유율이 43.3%로 확대됐다. 상반기 보조금 수령 규모는 900억원으로 전체 전기 승용차 보조금 중 43%를 수령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기 승합차는 대다수 제작사가 작년 대비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중국 버스 판매가 작년보다 105.9% 성장해 중국산 점유율이 작년 30.9%에서 38.7%로 늘었다. 보조금도 전체 전기버스 보조금 중 59억원(35.1%)을 수령한 것으로 추정됐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전기차 보급은 차량 성능은 보조금 정책에 의해서도 크게 좌우된다”면서 “보조금이 국민 세금으로 만들어지는 점, 프랑스나 독일의 경우 자국 기업에 유리하게 보조금 제도를 만들어가는 점 등을 고려해 우리 정부도 보조금 제도를 개선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