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사회 많은 부분을 변화시켰다. 재택 근무부터 원격 교육까지 그동안 말로만 얘기하던 상황을 실전에서 맞닥뜨렸다.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라 갑자기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마스크 애플리케이션(앱)이 대표적이다. 3월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자 정부는 공적 마스크 판매를 시작했다. 공적 마스크 판매 핵심은 요일별 실제 수령자에게 마스크를 공급했는지다. 해당 날짜 수급 대상자가 아닌 이에게 마스크를 공급했을 시 시스템 신뢰는 무너지고 패닉 상태가 됐을 거다.
마스크앱은 마지막까지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했다. 마스크앱 성공 이면에는 우리나라 전반에 자리잡은 전자정부 시스템이 한몫했다. 만약 무에서 유를 창출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면 마스크 대란이 끝난 후에야 시스템이 개발됐을 것이다.
마스크앱은 공적 마스크 공급 발표 사흘 만에 개발을 완료, 서비스를 개시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이미 전국 약국에 시스템을 제공한 덕분에 이 시스템에 마스크 항목을 추가, 빠른 시스템 구현이 가능했다. 여기에 안정적 서비스 제공을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가 더해지면서 마스크 대란 초기, 구매자가 한꺼번에 몰려도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상황 속 전자정부 시스템이 또 한 번 빛을 발한 건 정부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때다. 정부가 전 국민 대상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결정한 지 며칠 만에 시스템을 가동했다. 당시 행정안전부 공무원이 카드사 시스템과 연동해 포인트 방식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안하면서 시스템 과부하도 분산시켰다. 시·군·구 행정정보시스템(새올시스템)을 연동해 전국 어디서나 오프라인으로 재난지원금을 수령하도록 했다. 정부긴급재난지원금 시스템은 주변국에서 벤치마킹하기 위해 문의하는 주요 시스템이 됐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대국민 서비스를 모두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20년간 꾸준히 투자하고 업그레이드한 전자정부 시스템 덕분이다. 2000년대 초반 김대중 정부 시절 10대 전자정부 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수조원대 예산을 투입했다. 당시 시스템 개발에 왜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느냐는 볼멘소리도 있었다. 미래를 내다본 투자였고 전자정부 시스템은 개발 10년 만에 성과를 거뒀다. 국제연합(UN)이 193개 회원국 대상 실시한 전자정부평가에서 3회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올해도 온라인참여지수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위상을 이어간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또 다른 삶과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 예상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핵심은 정보기술(IT)이다. IT 없는 사회는 더 이상 생각할 수 없는 시대다. 전자정부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는 모습으로 탈바꿈 중이다. 담당부서 명칭도 디지털정부국으로 바꾸고 데이터 등 관련 역할도 확대했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뉴딜 가운데 상당 부분이 공공과 민간 디지털 혁신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 때와 마찬가지다. 수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향후 3년간 투입한다. 우리는 전자정부 선투자가 얼마나 많은 이득을 국민에게 가져다줬는지 확인했다. 디지털 뉴딜 바람을 타고 변화할 포스트 전자정부 역시 마찬가지다. 새로운 시대 안정적 대국민 서비스 지원을 위해 다시 한 번 디지털정부가 혁신 선봉에 서길 기대한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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