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제한없는 불법 음란물 '온리팬스' 국내 확산...당국 대응 시급

미성년자 제한없는 불법 음란물 '온리팬스' 국내 확산...당국 대응 시급

이용자 자작 음란물이 자유롭게 유통되는 해외 플랫폼 '온리팬스(Onlyfans)' 국내 이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국내법이 적용되지 않는 해외 플랫폼에서 국산 불법 음란물 공급과 소비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가입과 성인인증 절차가 허술해 미성년자가 음란물에 무방비로 노출돼 유해성이 크다. 당국의 대응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온리팬스가 최근 한국어 지원을 시작하면서 플랫폼에 한국인 계정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인스타그램 및 트위터를 통해 예고편 영상을 선보이고, 수위 높은 영상은 온리팬스 계정 링크를 첨부해 유료 결제하도록 유도하는 사례가 다수 포착됐다.

2016년 영국 기반으로 나타난 온리팬스는 약 2400만명 가입자, 45만명 콘텐츠 제작자를 보유한 거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다. 기본 방식은 인스타그램과 유사하지만 플랫폼 정책상 아마추어와 전문가 포르노 모델의 음란물 유통을 모두 허용한다.

월 구독료 결제 금액에 따라 각 계정의 비공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고액을 지불하는 VIP 등급 구독자는 성관계 영상 등 강도 높은 음란물을 제공받는다. 이를 통해 상위 소득자는 연간 수천만원 이상을 버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리팬스는 수수료로 결제 금액의 20%를 가져간다.

올해 코로나19로 글로벌 경제가 침체되면서 온리팬스는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성 노동자들과 일반인 실직자들이 대체 수입을 찾으면서 자체 음란물 제작에 나섰다. 올해 3월 대비 7월 영국 온리팬스 콘텐츠 제작자 수가 42%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문제는 성인뿐만 아니라 미성년자도 자신이 제작한 음란물을 올리고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이달 영국 매체 BBC가 공개한 다큐멘터리 'Nude4Sale'에 따르면 온리팬스의 성인인증 시스템은 간단한 방법으로 우회 가능하다. 이용자들은 주로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온리팬스 계정을 홍보하는데, 이같은 수천개의 트위터 프로필 중 3분의 1은 미성년자로 추정됐다.

국내에서도 N번방 사건의 발단이 된 일탈계(일탈 행위를 하는 계정) 중심으로 온리팬스 계정 연동이 늘고 있어 미성년자 연루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N번방 개설자들은 일탈계를 이용, 청소년에게 접근 및 협박해 성 착취 음란물을 제작해 유포했다.

미성년자의 음란물 이용을 막는 절차도 유명무실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계정의 경우 카드등록 과정에서 성인임을 동의하는 체크박스는 있으나 실질적인 확인 절차는 없다.

정부의 규제는 사후에 나타날 수밖에 없어 대응이 더딜 수밖에 없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 결과 해당 사이트의 유해성이 심각하다고 판단될 경우 전체 사이트의 국내 접속을 막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