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업 가운데 상당수가 수익화가 아닌 연구개발(R&D) 단계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이 빠르게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사회 각 주체가 지원해야 합니다.”
윤종영 AI양재허브 센터장은 초기 AI기업이 신속하게 수익모델 확보하는 것이 국내 AI 경쟁력 제고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윤 센터장은 국민대 소프트웨어융합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최근 AI양재허브 운영을 총괄하는 센터장으로 선임됐다. AI양재허브는 80여개 AI 전문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다. 그는 AI 산업계를 근거리에서 지켜보는 인물 중 한 명이다.
AI가 산업계 블루칩으로 부각되면서 국내에도 AI 전문 기업이 크게 늘었다. 윤 센터장은 기업 수는 크게 늘어났지만 실제 수익을 내는 사례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AI기업 수익모델 확보 고민은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다. AI 분야 특성상 상용 서비스를 금방 내놓기 어려운 점이 있다”면서도 “실제 고객이 있는 시장이나 수익모델을 고려하기 전에 R&D 지원 과제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초기 기업은 전략적으로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수익모델 확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윤 센터장은 “기업·소비자간 거래(B2C) 시장은 이미 거대 플랫폼이 선점한 분야로 대기업이 아닌 이상 공략하기엔 기존 경쟁자 규모가 매우 강하다”면서 “특화 분야를 전략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B2B 시장에서는 초기 기업의 사업화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기업 R&D 역량과 함께 정부, 대학, 민간 자본 역할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AI산업의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역할을 한다. 대학은 전문 인력 양성을, 기업은 외부 협업을 통한 초기 AI기업 육성을 담당한다. 세 주체가 효과적으로 작동할 때 결과물을 낼 수 있다는 게 윤 센터장 지론이다.
그는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는 거대 자금을 피투자 기업에 투입해 경쟁력을 크게 끌어올렸다. ARM에 거액을 투자한 것도 AI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베팅이었다”면서 “기업이 성장하는 데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은 풍부한 실탄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유망 AI기업에 과감한 투자가 집행된다면 향후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