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8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방문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노사정 협약 체결을 격려했다. 대통령의 경사노위 방문은 이번이 처음으로 민주노총이 빠진 채 이뤄진 노사정 대타협 협약에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은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회의실에서 열린 제8차 본위원회에 참석해 “오늘 노사정 협약 체결은 코로나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경제주체들이 서로 한발씩 양보해 이뤄낸 소중한 결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경사노위에 힘을 실어드리겠다”며 “두 번, 세 번 경사노위 회의에 참석할 용의가 있다. 경사노위 합의는 반드시 정부 정책으로 이행되도록 하겠다. 대통령이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경사노위는 지난 1일 민노총 불참으로 최종 합의가 무산된 노사정 대표자회의 잠정합의 내용을 이날 경사노위 본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해 의결했다. △고용유지 협력 △기업 살리기 및 산업생태계 보전 △전국민고용보험 등 사회안전망 확충 등이 골자다.
문 대통령의 경사노위 참석은 향후 경사노위가 사회적 대화의 중심적 역할을 해달라는 당부로 분석된다. 특히 경사노위에서 논의되고 합의한 사항은 정부가 확실히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민노총 불참으로 의미가 퇴색된 노사정 대타협에도 힘을 실었다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은 민노총 불참에 대해 “민주노총이 막판에 불참해 아쉽지만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제도적 틀 속에서 이뤄진 매우 의미 있는 성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경사노위에 직접 참석한 이유에 대해서도 “오늘 협약식을 청와대에서 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저는 경사노위 회의에 참석하는 게 더 큰 의미라고 생각했다. 경사노위에 힘을 더 실어주고 싶었던 마음이 간절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의 이름을 언급하며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 노사민정 합의를 통해 OECD 국가 중 가장 빨리 경제 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있다”며 “오늘 합의 또한 미증유의 코로나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데 굳건한 발판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했다.
기업과 일자리를 지키면서 빠른 경제 회복은 물론, 경제적 불평등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새로운 국가발전전략으로 강력히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의 근본적 토대가 고용사회안전망 강화”라며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서로 고통을 분담하는 사회적 합의”라고 강조했다. 경제 위기 극복 외에도 디지털 경제로 인한 사회·경제적 구조변화와 일자리 변화 속 포용사회 완성을 위해서도 사회적 합의와 대타협이 더욱 절실하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경제 위기 극복은 정부 힘만으로 부족하다. 노사정이 함께 힘을 모은다면 3분기부터 경제 반등을 이루며 빠르게 위기를 극복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정 관계자들도 이날 협약에 대해 각각 의미를 부여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노사정 협약은 국민들에게 드리는 최소한의 약속”이라며 “노총 또한 절박한 마음으로 합의서 이행에 나서겠다. 한국사회 경제주체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민노총이 함께 못해 아쉽지만 경사노위를 중심으로 노사정 합의를 잘 살리도록 노력하면 성장과 고용 확대라는 노사정 공동목표를 이룰 것”이라고 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도 “한국판 뉴딜은 중소기업과의 연관성이 매우 많고 크다”면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사정이 지혜를 모아 위기를 극복하자”고 제안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