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덮친 올해 상반기 오프라인과 온라인 유통업계 명암이 극명하게 갈렸다. 비대면 소비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백화점과 마트 등 전통 유통업 매출 하락은 가속됐고 e커머스는 빠르게 점유율을 높였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작년 동기대비 6.0% 감소한 반면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17.5% 증가했다. 채널 간 희비가 엇갈린 가운데 전체 유통업 매출은 e커머스 성장에 힘입어 3.7% 늘었다.
오프라인 유통의 경우 상반기 들어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는 매출 하락률이 0.9%에 그쳤다. 이마저도 5년 만에 처음 역신장했던 기록이다. 1분기에는 확진 감염자 방문으로 점포가 연쇄 휴점했고 2분기부터 전 상품군에 걸쳐 온라인 구매가 일상화되면서 모든 지표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실제 편의점만 점포 수 증가에 힘입어 매출이 소폭 늘었을 뿐 백화점과 마트 등은 최악의 상반기를 보냈다. 백화점 채널이 가장 타격이 컸다. 백화점은 올 상반기 매출이 작년 동기대비 14.2% 급감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2.8% 신장률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유지했던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불특정 다수가 몰리는 백화점을 찾는 발길이 줄었고 필수재보다 사치재 품목 비중이 높은 업태 특성상 하락세가 더 컸다. 해외 명품(9.2%)을 제외한 패션잡화, 식품 등 전 상품군 매출이 두 자릿수 줄었다. 1인당 구매단가(객단가)는 늘었지만 구매건수 급감이 악영향을 미쳤다.
상반기 대형마트 매출은 5.6% 감소했다. 패션·리빙부터 식품까지 전 상품군 매출이 줄었다. 일시적으로 근거리 채널 효과를 누렸던 기업형슈퍼마켓(SSM)도 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되며 매출이 4.0% 하락했다.
반면에 온라인 유통업체는 코로나 반사이익까지 더해지며 성장세에 날개가 달렸다. 비대면 거래 확산으로 온라인을 통한 구매가 대폭 늘었다. 식품(50.7%), 생활가구(26.7%)를 중심으로 대부분 상품군이 증가하며 전체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17.5% 뛰었다.
특히 온라인 식품 매출도 지난해 상반기보다 50.7% 늘었다. 상품류 중에 온라인 구매 전환이 가장 늦었던 식품마저 코로나를 기점 삼아 온라인으로 빠르게 옮겨갔다. e커머스 업태의 성장세에 밀려 가뜩이나 부진했던 오프라인 유통은 상반기 악재가 겹치면서 소매시장 주도권을 완전히 내주게 됐다.
온·오프라인 업태 간 매출 비중도 차이를 좁혀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59.1%에 달했던 주요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 비중은 올 상반기에는 5.5%포인트(P) 줄어든 53.6%에 그쳤다. 같은 기간 온라인 유통업체의 점유율은 40.9%에서 46.4%로 늘었다. 불과 1년 만에 양 업태간 격차가 절반 이상 좁혀졌다.
업계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온라인화가 진행 중인 국내 소매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코로나가 겹친 올 상반기 더욱 가팔라지면서 전통 유통채널과 새로운 업태 간에 희비는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