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A 칼럼] 아마존 플랫폼서 살아남기

신진욱 신&유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신진욱 신&유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신진욱 신&유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우리는 올해 코로나19 펜데믹(Covid-19 Pandemic)을 겪으면서, 세계 경제는 비로소 비대면 경제(Non-contact Economy)의 시대를 지나고 있음을 실감하게 되었다. 기업들은 저마다의 생존을 위하여 주요 품목의 마케팅 전략을 대대적으로 비대면 마케팅 전략(Non-contact Marketing Strategy)에 전환하는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온라인의 발달로 이전부터 이런 추세는 눈에 띄게 두드러졌지만, 미국 진출을 꾀하거나 미국 시장을 주요 거래처로 두고 있는 기업들은 미국의 E-market 공룡인 아마존에서 살아남지 않고서는 미국 시장 진입 자체가 어려워진 실정에 이르렀다. 그러한 의미에서 아마존은 미국 시장에 가장 쉽게 진출할 수 있는 통로인 동시에 미국시장 진출 성패의 열쇠를 가진 이마켓플레이스(E-Market place)로 자리잡았다고 평가되고 있다.

국내 기업이 아마존 셀러가 되기 위해서 제일 먼저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아마존은 2017. 5.경 아마존 브랜드 등록(Amazon Brand Registry) 제도를 혁신적으로 변경하면서(Brand Registry 2.0), 브랜드 등록을 한 셀러들에게 혜택들을 부여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브랜드 등록을 마친 셀러들이 위조품 판매계정 정지를 요청하는 경우 복잡한 서류나 입증절차 없이 보통 24시간 내 정지 처리를 함으로써 위조 또는 유사상품의 난립을 방지하는 것이다. 물론 위와 같은 요청을 한 이후에도 손해배상청구 등의 법적 조치를 취하려면 변호사를 선임하여 소를 제기하는 등의 후속절차를 취해야 하나, 위조 상품 등의 출현으로 사업이 좌초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효율적인 수단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외에도 효과적인 홍보가 가능하다는 점과 Brand Analytics와 같은 툴들이 제공되어 분석에 큰 도움을 주는 점도 부가적인 혜택들로 꼽을 수 있다.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브랜드 등록을 하는 경우, 미국 특허청(USPTO, United States Patent and Trademark Office)에 상표를 등록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미국 내 상표등록은 반드시 미국에 등록된 변호사(Trademark Attorney)를 통해서만 등록이 가능하다. 상표권 존속기간은 등록 후 10년으로,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 10년마다 갱신해야 하며, 등록 후 매 5~6년 차에 상표사용증명서를 제출할 것이 요구된다. 상표출원을 맡았던 변호사가 상표관리를 동시에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이 부분에 대해서 일임을 하면 비용의 문제는 있겠지만 머리 아픈 문제는 간단히 해결이 가능하다.

미국은 우리나라 상표법이 채택하고 있는 선출원주의가 아닌, 선사용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이 말의 의미는, 사용하지 않으면서 단지 선점할 목적으로 출원, 등록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상표가 사용되고 있는 지역에서는 사용자가 그 상표에 대한 우선권을 가지게 되고 그 지역 내에만 보호받을 수 있다. USPTO에 등록을 하게 되면 연방상표법에 따라 미국 전역에서 보호를 받게 되므로, 아마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USPTO 등록절차가 필수적으로 요구될 수밖에 없다.

미국 상표법상 출원의 근거로 실제 사용(Actual Use) 또는 사용의도(Intent of Use)가 요구되는데, 선사용주의를 택하는 미국 상표법제 하에서는 실제 사용에 기반한 상표 출원이 가장 빠르고 저렴하게 상표 출원이 가능하며 출원 당시 상표가 쓰이고 있다는 사용실적서와 함께 제출되는 것이 가장 보편적인 형태이다.

이에 반해, 사용의도에 기반하여 출원하는 경우, 상표 출원과 함께 상표 사용의도가 있음을 나타내는 서류를 제출해야 하고, 상표 심사 및 기타 절차 완료 후 6개월 내에 사용실적서(Statement of Use)의 제출(라벨, 태그, 광고, 포장 등의 사진을 제출함)이 요구되며, 상표권자는 해당 시점까지 미국 내 판매를 시작해야 하므로, 사용실적서 제출시마다 각 class당 100 USD의 수수료를 납부해야 하는 불편함을 차치하고서라도, 실제 사용에 기반한 상표 출원에 비해 다소 까다로운 면이 있다.

등록에 걸리는 시간은 미국 전역에서 사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경우 상표의 종류나 난이도등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약 10개월 정도 소요되며, 경우에 따라서는 1년 6개월이 소요되는 경우도 있다. 셀러들은 상표등록에 소요되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상대적으로 출원에서 등록까지의 기간이 3개월여로 상대적으로 짧은 영국에 상표등록을 한 후 아마존에 브랜드 등록을 하는 사례들이 꽤 있었다.

아마존은 셀러들의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 IP Accelerator라는 제도를 도입하면서, 아마존을 통해서 상표등록을 신청하는 경우 상표출원이 되지 않아도 즉각적인 브랜드 등록을 해주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상표등록을 사후적 요건으로 하고 있어, 이를 통한 브랜드 등록은 미국 시장 내의 진출이란 측면에서는 임시적인 조치에 불과하고, 실제로 분쟁상황에서는 상표등록이 효과적인 보호수단이 될 수밖에 없다.

다음으로, 기업담당자들과 미국 내 상표등록에 관하여 협의하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사실 등록비용의 범위에 관한 부분인데, 기본적으로 상표의 종류나 업무 범위, 미국 내 상표등록을 담당하는 변호사의 보수요율(미국 변호사들은 경력별 청구율에 업무에 소요되는 시간을 곱한 금액을 보수로 청구한다) 등에 따라서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상표등록이 거절되어 심판절차로 진행되는 경우 그 비용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의 매우 단편적 이해를 위해서 출원을 위한 납부비용만을 간략하게 설명하면, TEAS Regular(일반 출원)의 경우 각 상품분류(class)당 325 USD, TEAS Plus(3가지 상표 출원 방법 중 제일 저렴하나, 가장 까다롭고 제한 많은 출원 절차)의 경우 225 USD, TEAS Reduced Fee/TEAS RF(감면된 TEAS-상표등록을 위한 모든 절차가 전자적 방식으로만 진행된다는 점에서 일반 출원과 차이가 있음)의 경우 275 USD의 비용이 든다.

규모가 크지 않은 국내 중소기업들의 경우, 해외출원에 대해 그 기간과 비용을 고려할 때 적지 않은 부담감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법무팀을 별도로 갖추지 못한 국내 중소기업의 경우, 국내 변호사 또는 변리사들이 미국 변호사들과 협업을 통하여 상표등록이나 침해사건을 처리하는 경우가 가장 일반적인 형태이고, KOTRA에서도 해외지식재산센터(IP-Desk)를 설치하여 해외 상표출원시 그 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해외 모조품 유통 피해에 대한 침해조사 및 법률검토 비용을 지원하고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마지막으로, 아마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상표 관리전략을 세워야 할 필요성이 크다. 상표는 그 상품의 출처를 표시하는 것으로 동일한 상품이라 할지라도 미국 내 경쟁자들에 대한 진입장벽을 세우는데 큰 역할을 하는 것이고 실제 침해가 발생했을 경우 이를 보호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미국 시장, 특히 아마존 진출을 꿈꾸는 기업이라면 IP 전문가와 체계적인 상표 관리전략을 수립하라고 조언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