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핵융합실험로(ITER)는 지상에 거대한 '인공태양'을 만들어서 담기 위한 설비다. 라틴어로 길을 뜻하는 '이터'로도 불린다. 인류의 미래 에너지 개발로 나아갈 길이라는 의미다.
ITER 조립이 시작됐다. 사상 최대의 국제 공동 연구개발(R&D) 사업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일본 유럽연합 등 7개국이 참여했다. 미래 에너지원 핵융합 발전의 과학·기술 가능성 실증을 목표로 국제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설비에 들어가는 부품과 장치는 참여 국가가 각자 개발 및 제작을 분담했다. 완공 목표는 2025년이다. 이후 2040년까지 핵융합 발전 가능성을 실험한다.
한국은 9개 조각(섹터)으로 나뉜 핵융합 발생 진공용기(토카막) 가운데 6번 섹터와 열 차폐체, 내부 입자 제어를 위한 초전도 도체 등 9개 주요 장치의 부품 조달을 맡았다.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110여개 국내 업체가 제작에 참여했다.
핵융합 발전은 태양이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방식을 구현한 인공 기술이다. 핵분열을 활용하는 원자력 발전과는 반대 원리다. 태양과 초고온 환경을 조성, 핵융합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한 장치가 이터다.
주원료는 바닷물에서 추출 가능한 중수소와 리튬(삼중수소)으로, 에너지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다. 원자력 발전 같은 대형 폭발 사고 발생 위험성도 낮아 궁극의 미래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이론상으로는 파인애플 크기의 원료로 석탄 1만톤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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