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오른 전국 '전기차용 충전요금'이 업체 별로 최대 두 배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전기요금이 가장 싼 여름철 경부하(23시~09시) 때 충전하면 1㎾h당 최소 138.9원이 든다. 이전 요금(80~100원) 대비 50원 안팎으로 오른 수준이다. 반면 주간(09시~23시) 시간대 충전하면 1㎾h당 최대 269원을 하는 곳도 있다.
2일 전자신문이 국내 주요 전기차 충전서비스 사업자 7곳과 환경부(환경공단)·한국전력 등의 7월부터 바뀐 요금표를 조사한 결과, 공용시설의 급속충전기 충전요금은 1㎾h당 232.5원에서 255.7원에 분포됐다. 반면 공용시설(완전개방)의 완속충전기 충전요금은 충전 시간 대에 따라 1㎾h당 최소 138.9원에서 최대 269원으로 나타났다.
전기차는 1㎾h의 전기로 보통 5~7km 주행하는데 100km를 주행할 경우 여기에 드는 비용은 최소 3000원 안팎에서, 최대 4000원 후반대인 셈이다. 내연기관(가솔린)차량 대비 5~10% 수준이던 충전요금은 이달부터 20~30%까지 부담이 늘어났다. 이번 조사는 아파트 등 계약전력이 500㎾ 이상인 고압 공용시설을 대상으로 했다.
완속충전기 서비스 기준으로 에버온과 에스트레픽·파워큐브 등이 저렴한 반면, KT와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차지비 등은 업계 평균치 보다 높았다.
충전서비스 업체 요금은 대부분 200원 초반에 형성돼 있었고, 한전과 환경부는 255.7원으로 요금을 통일했다. 대영채비(235원)와 차지비(249원~269원), 한충전(255.7원), KT(255원), 에스트래픽(249.9원) 등은 7월부터 계절·시간대별로 달리 책정했던 기존 요금제를 단일요금제로 전환했다. 결국 공용시설 급속(50㎾급 이상) 충전요금은 7월 이전보다 약 1.5배, 완속(7㎾) 충전요금은 2~3배 가량 각각 인상됐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 시설투자비용이 급속시설에 비해 크게 낮은 완속충전기 충전요금 인상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공기업이 국내 급속충전시설 90% 이상을 운영 중이라, 급속은 기존 173원에서 255원으로 80원 정도 인상된 반면, 민간업체가 대부분인 완속은 기존 80~100원 수준에서 2배 이상 인상됐다. 완속과 급속 요금이 비슷해진 건 세계적으로 크게 드문 일이다.
급속 충전요금보다 완속 요금 인상 폭이 큰 이유는 민간 사업자가 운영하는 상당수의 완속충전기 이용률이 여전히 낮기 때문이다. 사업자들은 충전 이용률과 관계없이 모든 충전기에 대해 기본료 50% 부담 등 고정비용 증가에 따른 비용을 전체 서비스 비용에 포함시켰다.
반면 급속충전소는 정부나 공기업이 운영하기 때문에 운영 마진을 최소화한 데다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등 접근성이 좋은 위치를 점유하고 있어 사용률이 높다. 급속충전소는 이용률이 높아 운영·유지보수 비용을 충당할 수 있지만, 완속충전기 상당 수는 무분별한 설치로 이용률이 낮은 데도 기본료 50% 부담이 전체 요금에 반영됐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