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고객은 쉽고 빠르게 공간을 예약하고 이용하기를 원합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호텔 연회장은 여전히 실무 담당자가 직접 방문해 견적을 내고 일일이 비교해 예약해야 하죠. 루북은 보수적인 호텔 연회장 예약 시스템 디지털화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김한결 루북 대표는 고객들이 불편을 겪었던 비즈니스 공간 예약을 정보기술(IT)로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루북은 국내 최초로 호텔 연회장 예약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기업이나 협회, 관공서 등 콘퍼런스 행사를 위한 공간을 찾는 고객에게 비대면 즉시 예약과 온라인 비교 견적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 대표는 “루북에서 필요한 정보만 입력하면 호텔 연회장도 마치 객실을 예약하듯 실시간 비교하면서 즉시 대관할 수 있다”면서 “호텔 입장에서도 비효율적인 연회장 가동률을 활성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세부 조율이 필요할 경우 예약 문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호텔 지배인이 루북 시스템으로 예상 견적과 최종 세부 견적서를 고객에게 전달한다.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3차원 공간 스캔을 통한 360도 가상현실(VR) 영상으로 내부를 둘러볼 수 있다.
그는 “코워킹스페이스, 유니크 베뉴 등 호텔 연회장을 대체할 새로운 공간 비즈니스가 급성장하고 있음에도 대부분 호텔 연회장에서 온라인 예약은 여전히 미개척 분야”라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비즈니스 행사 유치는 오프라인 세일즈 마케팅에 의존한다는 설명이다.
최근 루북으로 연회장 예약 확장과 새로운 잠재 고객 발굴 가능성을 본 호텔 참여가 늘고 있다. 현재 인터컨티넨탈과 메리어트 체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 150여개 국내 호텔과 제휴를 맺었다. 루북에서 예약 가능한 호텔 연회장 수만 800여개다. 지난해 3월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 서비스를 시작한 지 2년도 안 돼 거둔 성과다.
김 대표는 “서비스 론칭 초기 한 달 30건에 불과하던 행사 문의가 매월 30%씩 늘면서 현재는 월평균 200건까지 올라왔다”면서 “호텔 연회장 시장이 국내 마이스(MICE) 산업에서 1조6000억원 규모를 차지하는 만큼 온라인 예약 전환을 통해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상반기 코로나19 여파로 큰 타격을 입었던 호텔 연회장 예약도 하반기 들어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루북에서 상반기 대비 하반기 행사 예약 건수는 15배 증가했고, 기업고객 방문 수도 작년 수준 트래픽을 회복했다.
성장 가능성에 힘입어 루북은 지난해 말 벤처캐피털(VC) TBT와 액셀러레이터 프라이머로부터 프리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시리즈A 투자 유치도 추진할 방침이다. 국내 시장 활성화와 함께 해외 시장 진출도 타진한다.
김 대표는 “루북 만의 '프로덕트 마켓 핏(시장 적합성)'을 찾아 가까운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확장을 준비 중”이라면서 “궁극적으로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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