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투(대표 한신)가 흐름전지인 '바나듐 레독스 플로전지'(VRFB)를 독일에 수출한다. 흐름전지는 액체 성분인 바나듐 전해액의 산화 환원 반응을 이용해 충전하는 원리로, 화재 폭발 위험성이 없는 게 장점이다.
에이치투(H2)는 최근 독일 발전설비제조 대기업에 흐름전지 기반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에너플로우 330'을 수출했다고 4일 밝혔다. 회사는 60㎾h급 에너플로우 330 8대를 독일에 공급했다. 신재생에너지와 연계, 전력 공급에 활용될 계획이다.
에너플로우는 에이치투의 10년 노하우가 담긴 제품이다. 회사는 지난 2010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박사 출신들이 모여 설립됐다. 독자 기술을 바탕으로 회사 고유의 흐름전지 '에너플로우' 시리즈를 개발했다. 컨테이너형과 소형 제품까지 라인업을 확충했다.
에너플로우는 수계 전해액을 사용, 화재 위험이 없는 차세대 배터리다. 인화성 전해액으로 구성된 리튬이온 이차전지보다 안전성이 높다. 지난해 리튬이온 배터리 기반 ESS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차세대 ESS용 배터리로 떠올랐다. 수명은 20년 이상이며, 재사용이 쉽다. 에이치투 제품은 4시간 이상 정격출력이 가능하다. 정격출력은 최대 부하 상태에서 파워를 낼 수 있는 최대 출력을 말한다.
특히 에이치투는 독일 기업과 협업해 '하이퍼부스트' 기능을 이번에 수출한 에너플로우 330에 구현했다. 보통 흐름전지보다 5~10% 높은 80% 이상의 에너지 효율을 낼 수 있다. 기본 설치 용량 단위가 60㎾h 규모지만 작은 부피 덕에 설치 제약이 줄면서 ㎿h급까지 확장이 용이하다.
에너플로우는 이 같은 강점에 국내외 설치 사례를 늘려 나가고 있다. 현재 국내 발전사업자와 설치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올해 초 흐름전지를 태양광·풍력 신재생과 연계할 경우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부여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발전사업자가 흐름전지 ESS에 모아 둔 전기를 한국전력공사에 매도하면 REC 가중치를 받을 수 있다. 설치가 완료되면 리튬배터리 외에 흐름전지가 처음으로 시장에 진입하게 된다. 회사 관계자는 “화재 폭발 위험이 없는 흐름전지로 국내외 ESS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