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지원 빛 봤다...지성욱 고대 교수, 심장비대증 치료법 세계 최초 개발

지성욱 고려대 교수
지성욱 고려대 교수

삼성전자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에서 지원한 지성욱 고려대 생명과학부 연구팀이 심장비대증 발생 원인을 규명하고 치료법을 세계 최초로 제시했다고 6일 밝혔다.

지성욱 교수 연구팀이 단독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는 5일(영국 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공개됐다.

지 교수팀이 제시한 치료법은 유전정보를 담은 고분자 물질 RNA와 깊이 연관된다.

RNA를 구성하는 네 가지 염기(아데닌·유라실·구아닌·사이토신) 가운데 하나인 구아닌이 '8-옥소구아닌(o8G)'이라는 물질로 변형된다는 점을 이용했다.

활성 산소로 유발되는 질병 중 하나인 심장비대증에서 8-옥소구아닌으로 변형된 '마이크로 RNA'가 많이 발견되는 현상에 주목한 것이다.

지 교수팀은 8-옥소구아닌으로 변형된 마이크로 RNA를 생쥐 혈관에 주입하면 심근 세포가 비대해지면서 심장비대증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변형 마이크로 RNA와 결합해 그 기능을 저해하는 물질을 새롭게 개발, 생쥐 혈관에 주입함으로써 심장비대증이 억제된는 치료 효과도 규명했다.

심근경색환자의 심장 조직 염기 서열 분석 결과에서도 동일한 마이크로 RNA 산화 변형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하면서, 이 결과는 향후 심장 질환 관련 신약 개발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연구는 2018년 6월 삼성미래육성사업 과제로 선정돼 연구 지원을 받고 있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우리나라 미래를 책임지는 과학 기술 육성을 목표로 2013년부터 1조 5000억 원을 출연해 시행하고 있는 연구 지원 사업이다.

지금까지 601개 과제에 7713억원을 집행했으며, 국제학술지에 총 1245건 논문이 게재되는 등 활발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성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심장 질환뿐 아니라 퇴행성 질환, 암, 당뇨 등 활성 산소와 연관된 다양한 질병에서 유전자 변형과 질환 발생 과정을 이해하고 치료하는 보편적 메커니즘을 규명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