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는 계약 만료를 앞둔 제1터미널 면세사업권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진행한다고 6일 밝혔다. 앞서 진행한 입찰에서 코로나19 우려로 인한 연쇄 유찰 사태를 겪은 공항공사는 최저수용금액을 대폭 낮추고 일정 기간 고정임대료 대신 영업요율로 변경하는 등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이번 입찰은 1차 입찰 8개 사업권 중 유찰된 6개 사업권, 33개 매장(6131㎡) 대상이다. 대기업 사업권 4개(DF2·3·4·6)와 중소·중견 사업권 2개(DF8·9)로 구성됐다. 코로나19로 악화한 영업환경을 고려해 사업자 부담을 완화한 게 특징이다.
우선 2차 입찰 임대료는 최저수용가능금액을 대폭 인하해 1차 입찰 때보다 약 30% 낮췄다. 여객증감률에 연동해 조정되는 최소보장액 변동 하한(-9%)도 없애 여객감소 때 사업자 충격을 줄이도록 했다.
아울러 정상수요(코로나19 영향이 없던 2019년 월별 여객수요 60% 이상) 회복 전까지는 최소보장금이 없는 영업료(매출액×품목별 영업 요율)만 납부하도록 했다.
코로나19 종료 이후 계약 기간에 불가항력 상황으로 여객이 40%이상 감소할 경우, 임대료를 여객감소율의 절반에 해당하는 비율만큼 즉시 감면하는 조건도 포함했다. 또 1차 입찰에 포함시켰던 탑승동 매장은 상대적으로 운영 효율성이 낮아 사업자들이 기피하는 만큼 이번 입찰 대상에서 제외했다.
계약기간은 1차 입찰 때와 동일하게 5년의 기본계약기간에 5년 연장이 가능해 최대 10년간 운영할 수 있다. 평가도 일반 대기업은 '사업제안서 60%+입찰가격 40%'로 평가하는 반면, 중소·중견기업은 '사업제안 80%+입찰가격 20%'로 가격평가 비중을 낮춰 가격 제안부담을 완화했다.
공사는 관세청과 공동으로 사업자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개선에도 주력했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공사와 계약을 체결한 후 관세청에 면세특허 심사 절차를 밟도록 한 것을 특허심사 통과 이후 공사와 계약을 체결하는 절차로 개선함으로써, 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계약체결 시 납부한 임대보증금 추징 리스크를 제거했다.
다만 일반 대기업의 경우 판매품목이 상이한 사업권에 한해 중복낙찰은 허용하되, 동일품목 중복낙찰과 중소·중견기업 사업권은 중복낙찰을 불허했다. 이에 따라 1차 입찰에서 DF7 사업자로 선정된 현대백화점면세점은 DF6 사업권을, DF10 사업자인 엔타스듀티프리는 DF8·9사업권에 대해 입찰 참여가 불가능하다.
공사는 사업권별 최고득점을 기록한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상을 시행해 낙찰자를 선정하고, 낙찰자가 관세청으로부터 승인을 받아 계약을 체결하면 최종 운영사업자로 확정된다.
면세점 업계는 사업자 부담을 경감해 준 공항공사 결단을 환영하면서도 공고를 면밀히 검토한 뒤 입찰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구본환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한 면세사업 전반의 어려움을 반영해 이번 입찰에는 예정가격을 인하하고 다양한 부담 완화방안을 마련하는 등 공항 상업생태계의 존속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