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식품·유통업계에서는 정기적으로 일정 비용을 내면 원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원하는 날짜와 주기에 맞춰 정기 배송해주는 '구독경제'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확산된 것도 구독경제 열풍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크레디트 스위스(CS)도 세계 구독경제 시장 규모가 2016년 4200억달러(약 500조원)에서 올해 5300억달러(약 630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최근 구독 서비스가 가능한 제품은 포장김치, 건강식단, 막걸리 등 매우 다양해졌다. 그 중 국내 포장김치 업계 1위 대상 종가집은 대표 김치인 포기김치, 별미김치, 어린이 김치(백김치, 깍두기, 배추김치) 등 다양한 김치를 원하는 주기에 따라 정기 배송하고 있다. 매번 새로 주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고, 제품을 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원하는 김치를 받고 싶은 날짜에
대상 종가집은 김치 정기구독 시대를 열어 소비자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2017년 통합 온라인 쇼핑몰 정원e샵을 리뉴얼 오픈 및 '정기배송 서비스'를 추가해 정기 구독 시장에 진출했으며 2018년부터는 종가집 김치를 정기 배송하는 구독경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김치 무게, 가격 등을 이유로 온라인 구매를 선호하는 많은 소비자 요구를 잘 파악했다는 평가다.
김치를 정기 배송 받는 방법도 매우 간단하다. 정원e샵에 접속한 후 원하는 김치·용량을 선택하고 배송 요일과 주기(2주, 4주)를 지정하면 된다. 기간은 1~12개월까지 1년 내로 설정할 수 있다. 현재 정원e샵에서는 종가집 대표 김치인 '종가집 포기김치'를 비롯해 총각김치, 맛김치, 돌산갓김치 등 다양한 김치가 판매되고 있다.
직접 마트에 방문해 구입하지 않고 김치를 원하는 기간과 주기에 따라 편리하게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겨울에 담근 김치가 동이 나는 여름철에는 더욱 유용하다.
실제로 매출도 상승 추세다. 올해 상반기 종가집 김치 정기배송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약 119%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이 가장 높은 제품은 '시원하고 깔끔한 포기김치'로, 전체의 약 17.2%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종가집 포기김치(5㎏)' 9.3%, '전라도 포기김치(3.3㎏)' 6.5%, '오래오래 맛있는 총각김치(1㎏, 5㎏)' 5.6% 등 순이었다.
대상 정원e샵 관계자는 “기본 반찬인 김치를 보다 간편하게 구매하고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며 “종가집 김치뿐만 아니라 국탕류, 반찬류 등 다양한 간편식도 정기배송이 가능해 매번 식사준비를 위해 마트에서 장을 봐야 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정원e샵 정기배송 서비스는 종가집 김치 이외에도 상온 보관이 가능한 종가집 반찬, 여름철 보양식으로 즐길 수 있는 종가반상 국·탕·찌개 및 청정원 제품 등 다양한 제품이 가능하다.
◇건강식단 및 달콤한 과일도 편리하게 정기 구독
평소 건강관리를 중시해 맞춤형 식단을 원한다면 원하는 건강식단과 배송 요일 등을 선택해 정기배송 받을 수 있다. 비타민 섭취를 위해 먹는 과일 등도 정기 배송이 가능해졌다.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는 맞춤형 건강식단 브랜드 '그리팅(Greating)'을 출시, 그리팅 전용 온라인몰인 '그리팅몰'을 통해 건강식단을 정기 배송하고 있다. 각자의 건강관리 목적에 따라 원하는 식단(저당식단, 라이트식단, 웰니스 식단 등)은 물론, 배송 기간(1주, 2주) 및 배송일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저당식단'을 신청하면 당 함량을 낮춘 반찬이 한 끼당 5~6찬씩 배송된다.
스페셜티 푸드컴퍼니 식탁이있는삶도 온라인 식품몰 퍼밀을 통해 소량의 과일을 다양하게 구성한 '달콤박스' 구독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총 5~7종의 과일이 소량씩 들어 있는 랜덤 구성의 달콤박스를 주 1회 또는 월 4회 받아볼 수 있다. 구성되는 과일은 파인애플, 오렌지, 체리, 아보카도, 바나나 등으로 월 1회 배송을 원하면 1만59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매일 즐기는 커피 원두·시원한 막걸리 등 품목 다양화
매일 마시는 커피를 만드는데 쓰이는 원두, 여름철 시원하게 즐기기 좋은 막걸리도 정기 구독이 가능해 눈길을 끈다. 특히 막걸리의 경우 홈술을 즐기는 2030세대에게 인기다.
커피 유통 스타트업 스프링온워드는 커피 정기 구독 서비스 '원두데일리'를 선보였다. 고급 커피머신 무료 설치와 함께 원두를 정기 배송해주는 월정액 서비스로, 국내 유명 바리스타의 제품을 직접 공수하는 방식으로 원두를 납품해 선택할 수 있는 원두가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기본료에 5000원을 추가하면 매주 다른 로스팅 업체의 프리미엄 원두도 즐길 수 있다.
전통주 전문업체 배상면주가는 온라인 쇼핑몰 '홈술닷컴'을 통해 막걸리를 정기 배송하고 있다. 3가지 종류의 막걸리를 원하는 주기(1주, 2주, 4주 등)로 나눠 배송 주기를 선택할 수 있으며, 녹두전이나 김치전과 같은 전 종류의 가정간편식(HMR) 안주류도 함께 맛볼 수 있어 홈술족에게 큰 인기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