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2억 개의 타이어가 펑크나 도로 위 각종 위험 요소들로 인한 손상되거나 불규칙적인 마모를 유발하는 부적절한 공기압으로 조기에 폐기 처분되고 있다.
아직까진 타이어 펑크로 인한 사고 위험을 장담할 수 없는 시대다. 이 때문에 공기가 없는 승용 타이어가 대안으로 떠오르는 이유다.
자율주행 시대, 공유경제 시대에선 더욱 그렇다. 운전자, 소유자가 없기 때문에 수시로 점검해야 하는 타이어 공기압 확인이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사업자가 원격으로 확인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공기 없는 타이어를 개발한다면 이 같은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공기없는 타이어를 개발하려면 기존에 공기가 있는 부분을 다른 구조물로 대체해야 한다. 차량 무게를 지탱할 수 있고 주행 시 충격을 흡수할 내구성을 확보해야 한다. 노면에 접하는 부분은 연비까지 고려해야 한다.
다만 문제는 승차감이다. 공기없는 타이어가 기존 타이어 승차감을 모사하는 건 쉽지 않다. 운전자 및 탑승자에게 불편함을 안겨준다면 상용화가 쉽지 않다. 이뿐만 아니라 원가 경쟁력까지 갖춰야 하는 과제가 남겨져 있다.
글로벌 타이어 브랜드 미쉐린도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미래형 타이어로 공기없는 타이어 '업티스'를 개발하고 있다. 업티스가 상용화될 경우 타이어 판매량이 줄어들 수 있지만 2048년까지 모든 타이어에 80%의 친환경 재료를 사용하고 타이어 재활용률을 100%로 높이겠다는 계획에 따라 개발 중이다.
업티스는 도로 주행 속도에서 자동차의 무게를 견딜 수 있게 하는 아키텍처와 합성 재료의 획기적 개선을 통해 만들어진다. 미쉐린 업티스 프로토타입을 살펴보면 공기가 있어야 할 공간을 수많은 빗살무늬 고무 격벽이 자리한다. 격벽의 강성으로 차량 무게를 지탱하고 충격을 흡수하는 원리다.
이로 인해 업티스는 타이어에 바람이 빠지고 펑크가 날 위험이 없다. 업티스를 장착한 차량 운전자 및 탑승자는 도로에서 더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다. 또 타이어 펑크 및 유지 보수 수준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수준이 되기에 타이어의 가동 중단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타이어 교체와 예비 타이어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 사용 감소로 탁월한 환경 절감 효과도 뒤따른다.
업티스는 새로운 모빌리티 시대를 앞두고 주목받을 전망이다. 향후 자율주행, 전기차, 공유 서비스 또는 다른 응용 분야와 관계없이 미래의 차량은 운전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제로에 가까운 타이어 유지 보수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GM 쉐보레 '볼트 EV' 등의 차량을 시작으로 업티스 시제품을 시험하고 있다. 올해 말 미시간에서 볼트 EV에 제품을 장착하고 실제 주행 테스트도 할 계획이다. 상용화 목표 시점은 2024년이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