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공급망 확보 경쟁에 나섰다. 양사는 국내 양극재 공급사를 늘리거나 합작회사 형태로 생산시설을 건설한다. 또 양사의 양극재 공급선이 상당 부분 겹치면서 경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니켈 함유량을 90%로 높인 전기차 배터리 양산을 위해 양극재 확보 경쟁에 나섰다.
통상 니켈 비중이 높으면 배터리 밀도가 향상되면서 주행거리는 늘어난다. 또 고가의 코발트 가격 부담을 줄이면서 배터리 제조가격을 낮출 수 있다. 이에 배터리 업체들은 니켈 비중을 높인 차세대 배터리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LG화학은 니켈 비중이 90% 이상인 사원계(NCMA) 배터리 개발을 완료했다.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배터리는 기존 삼원계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에 알루미늄(Al)을 첨가한 것이다.
LG화학은 당초 2022년 청주·익산 공장에서 니켈 90% 이상인 NCMA 양극재 개발을 목표로 했지만, 일정을 앞당겨 내년 안에 양산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미국 자동차 업체인 GM의 전기차 20여종 가운데 신차 2종에 NCMA 배터리 조기 탑재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엘앤에프로부터 니켈 함량 90% NCMA 양극재를 공급받고 있다. LG화학은 양극재 물량 확보를 위해 이 회사에 제품을 독점 공급받겠다는 뜻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양 사는 니켈 90% 이상 NCMA 배터리도 개발하고 있다. 니켈 함량이 최대 95%에 이르는 배터리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LG화학은 국내 공급처 다변화에도 나섰다. 포스코케미칼이 개발한 니켈 80% NCM 양극재에 이어 90%인 NCMA 양극재 공급도 검토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하이니켈 순수 양극재 제품을 활용한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며 “니켈 함량을 높이며 안정성을 잡기 위한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삼원계(NCM) 배터리 니켈 함량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니켈 비중이 높은 NCM 양극재 두 개를 섞어 NCM구반반(9 ½ ½) 배터리 개발을 완료했다. NCM구반반 배터리도 코발트 사용량을 5%로 줄여 제조단가를 낮추고, 니켈 함량을 90%로 끌어올려 주행거리를 늘렸다.
SK이노베이션은 니켈 90% 이상 양극재 확보를 위해 생산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이 회사는 에코프로비엠과 손잡고 포항에 NCM 양극재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기존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생산시설을 NCM 생산시설로 교체할 예정이다. 이르면 내달부터 양산이 예상된다. 신규 생산시설도 건설한다. 규모는 기존 시설과 비슷하지만 자동화 설비로 생산성 확보에 나섰다.
SK이노베이션은 엘앤에프의 양극재도 공급받는다. 니켈 80% 양극재는 에코프로비엠, 니켈 50% 양극재는 엘앤에프로부터 공급받았다. 또 엘앤에프로부터 니켈 함량 80% 이상 제품을 공급받아, 양 사 제품을 섞어 니켈 90% 이상 배터리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양극재 공급처 확보 경쟁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기술 경쟁력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국산 소재 공급처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