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낳는 사업'으로 불리었던 면세점 업계가 계열사 실적 악화의 주범으로 전략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하늘길이 막히자 면세점 이용객이 급감한 것이 실적악화로 이어졌다. 당분간 국제여객 회복이 어려운 만큼 반등을 기대하기도 어렵다는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의 면세사업부(롯데면세점)의 2분기 매출액은 59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6% 감소했다. 영업손실도 778억원 발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신라면세점도 마찬가지다. 호텔신라 TR부문의 매출액은 439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4% 줄었고, 영업손실은 47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분기(8492억원) 대비 반토막 났고 영업손실도 소폭 줄이는데 크졌다. 국내 시내점과 공항점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 90% 줄었다.
신세계면세점도 크게 부진했다. 신세계디에프의 2분기 매출액은 3107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5.7% 감소했고, 영업손실이 370억원 발생해 적자 전환했다. 적자는 지난 1분기(324억원)보다 소폭 증가했다.
점포별로는 시내점보다 공항점 상황이 심각했다. 시내점 매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31% 감소한 반면 공항점 매출액은 92% 급감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비교적 선방했다. 매출액은 117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7.3% 늘었고, 영업손실은 81억원으로 적자가 축소됐다. 코로나19로 집객은 부진했으나 동대문점 오픈에 따른 신규점 효과에 매출과 손실이 크게 개선됐다
면세점의 이같은 실적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공항 면세점이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인 것이 주요 원인이다.
높은 관심으로 판매 사이트를 마비시켰던 '반값 명품'도 면세점 실적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면세점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화장품과 담배는 제외됐고 판매 가능한 제품도 6개월 이상 장기 재고에 한해 판매가 허용돼 수익성에는 도움이 되지 않은 것이다. 실적 반등을 위해 여행객이 늘어나야하지만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으로 면세점 업계의 답답함을 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는 이상 면세점 업계의 사업 정상화는 기대하기 힘들어졌다”며 “임대료, 인건비 등의 부담이 계속돼 누적 적자를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 닥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