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사가 '벤딩(Bending)' 기술 고도화에 나섰다. 화면을 접었다 펼 수 있는 폴더블 기기가 속속 상용화되면서 접히는 부분의 디스플레이 '내구성'이 핵심 경쟁요소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잘 구부러지면서도 오래 사용할 수 있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개발하기 위한 기술 경쟁에 불이 붙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최근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제조방법' 특허를 출원했다. 폴더블 디스플레이 기판이 구부러지거나 휘어질 때 발생하는 주름을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기판이 변형되면서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줄여 내구성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통상 폴더블 디스플레이에는 기판을 지지하는 필름을 비롯한 다양한 부품들이 배치된다. 기판이 구부려지거나 휘어지면 이들 부품에 힘이 가해지면서 응력(내력)이 발생, 기판 자체가 변형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LG디스플레이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판에 응력을 줄이기 위한 '제어층'을 적용했다. 이른바 응력 흡수층이 쿠션 역할을 하면서 주름 발생을 줄인다.
LG디스플레이는 특허 출원서에서 “플렉시블 기판 벤딩 시 특정 위치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변형을 최소화하는 구조 및 제조 방법을 발명했다”면서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판에서 발생한 스트레스가 크게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같은 시기 '접이식 표시 장치' 특허를 출원했다. 폴더블 디스플레이 관련 새로운 제조 기술이다. LG디스플레이와 마찬가지로 폴더블 기판이 변형될 때 발생하는 벤딩 스트레스를 줄여 패널 손상을 방지하는 게 목적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힌지 부분에 사용하는 접착제에 주목했다.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접히는 힘에 따라 접착력이 변화하는 부재를 활용한다. 예를 들어 패널이 접히면 접착력을 잃으면서 지지체에서 분리되고, 펴지면 접착력을 회복하는 형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출원서에서 “낮은 압력으로 접착되거나 분리되는 감압 접착제(PSA)로 형성될 수 있다”면서 “응력을 해소해 패널 내구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폴더블 디스플레이 '벤딩' 기술 경쟁은 한층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넓은 표시 면적을 구현하면서도 기존 기기보다 부피와 무게를 대폭 줄일 수 있는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차세대 표시 장치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공개한 갤럭시Z 폴드2 등 최신 스마트폰에 속속 탑재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5G 이동통신에 확산에 따라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폴더블 디스플레이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면서 “경쟁사보다 우수한 '벤딩'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업계 노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