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계, 하반기 제품 판매 감소 전망

[사진= 롯데케미칼 제공]
[사진= 롯데케미칼 제공]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올 하반기 판매 감소를 전망했다.

18일 한국석유화학협회가 내부 작성한 '2020년 상반기 석유화학 수급 현황 및 하반기 전망'에 따르면 석유화학 3대 부문인 합성수지, 합섬원료, 합성고무 생산량은 올해 하반기 1073만5000톤으로 작년 동기 대비 0.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일부 설비 가동 중단과 폐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됐다.

같은 기간 수출 물량도 539만9000톤으로 1.5%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이 세계 수요를 침체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수요는 545만9000톤으로 1.5%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협회 관계자는 “전방산업 경기 둔화와 민간 소비 심리가 부진한 상황”이라면서도 “하지만 국내 제조업 생산 기반이 비교적 잘 유지되고 있고, 기업들의 대응 능력이 세계 수준이어서 코로나19 회복시 국내 수요는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품별로 보면 합성수지 생산량은 729만1000톤으로 4.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납사크래커(NCC) 설비 정기 보수가 끝나고,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과 폴리염화비닐(PVC) 등 증설 설비가 정상 가동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앞서 한화토탈과 한화솔루션은 각각 올해 초 HDPE, PVC 설비를 40만톤, 13만톤 증설한 바 있다. 수출량과 국내 수요는 각각 456만1000톤, 308만3000톤으로 5.8%, 2.9% 늘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합섬원료 하반기 전망은 밝지 않다. 합섬원료 생산량은 309만톤으로 9.8% 줄 것으로 예상됐다. 롯데케미칼이 연산 60만톤 규모 테레프탈산(TPA) 설비를 고순도이소프탈산(PIA) 설비로 전환하는데다 연산 33만톤 규모 대산 에틸렌글리콜(EG) 1라인 재가동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협회 관계자는 “수출량은 생산 감소와 역내 업황 부진 영향으로 22.2% 급감한 113만4000톤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합성고무도 마찬가지다. 국내 및 국외 수요가 각각 14만1000톤, 24만43000톤으로 6.1%, 5.8% 뒷걸음질 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생산량은 35만5000톤으로 5.8% 감소할 전망이다. 주요 전방 산업인 자동차 산업 침체 지속과 타이어 설비 가동률 하락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총 수출액도 후퇴할 전망이다. 저유가로 수출단가가 하락하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세계 최대 수요국인 중국향 수출 규모가 74억6200만달러로 1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아세안과 미국, 유럽연합(EU)도 각각 22억5400만달러, 9억6200만달러, 16억2900만달러로 17.9%, 16.8%, 6.6% 하락할 것으로 관측됐다. 제품별 수출액을 보면 합섬원료가 7억9200만달러로 낙폭만 38.2%에 이를 전망이다. 합성수지와 합성고무 수출액은 각각 90억5500만달러, 11억600만달러로 11.7%, 18.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지속 여부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면서도 “다만 불확실성 때문에 전반적인 수요 부진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세계 경제활동 재개에 따라 중국을 중심으로 수요 개선이 기대된다”면서 “그렇다해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