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가 대출과 카드사용 등으로 진 빚이 또다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증권사 신용공여 증가액이 사상최대로 확대됐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2분기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1637조3000억원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래 가장 많았다.
가계신용은 은행, 보험사, 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인 가계빚을 뜻한다.
2분기 가계신용은 1분기 말보다 25조9000억원(1.6%) 늘었다. 증가 폭이 1분기(11조1000억원)의 2배에 가깝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을 제외한 가계대출 잔액은 1545조7000억원으로 역시 최대 기록이다. 2분기 증가액(23조9000억원)은 2017년 4분기(28조7000억원) 이후 2년 반만에 가장 많았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잔액 873조원)은 2분기에만 14조8000억원 늘었다. 2분기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1분기(15조3천억원)보다 다소 줄었지만, 작년 2분기(8조4000억원)의 거의 두 배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잔액 672조7000억원)도 2분기에 9조1000억원 증가했다.
기타대출 중 증권사의 신용공여액은 2분기에 7조9000억원이나 늘었다. 이 증가폭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증권사 신용공여는 증권담보대출, 신용거래융자 등의 형태로 투자자가 증권사에 빚을 지는 경우를 말한다. 지난 3월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증시 폭락 이후 이어진 주식 투자 열풍이 증권회사의 역대 최대 규모의 대출 증가로 이어졌다.
2분기 판매신용은 한분기만에 다시 증가전환했다. 2분기말 기준 판매신용은 전분기대비 2조원 증가한 91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을 나타내는 판매신용은 전분기 코로나19 충격에 따라 소비가 급감하며 6조1000억원이 줄며 역대 최대 감소폭을 나타냈다.
2분기 들어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 효과 등으로 소비가 회복되며 판매신용이 증가 전환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