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3주년을 맞아 “답에 만족하지 못한 국민도 계시겠지만, 국민 참여 공간을 소중하게 키워간다면 그것이 바로 변화의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SNS를 통해 지난 3년간 청원에 참여해 준 국민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이 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페이스북 등에 올린 메시지에서 “책임 있는 답변으로 국민과 소통하겠다고 시작했지만 정부가 더 많은 것을 배웠다”며 “우리가 소홀히 해온 것들이 국민의 삶에서 중요한 가치가 되고 있다는 점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아쉬운 점도 있지만, 그러한 과정조차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께서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약속대로 국민 목소리에 응답하고자 최선을 다했다”면서 “때로는 답변드리기 어려운 문제도 있었지만, 문제를 제기하고 토론하는 과정 자체가 큰 의미가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정부의 답에 만족하지 못한 국민도 계시겠지만 국민 참여 공간을 소중하게 키워간다면 그것이 바로 변화의 힘이 될 것”이라며 “당장 바뀌지 않더라도 끝내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은 문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은 2017년 8월 29일 시작됐다.
청와대가 지난달 31일까지 집계한 통계를 보면, 청원 게시판을 방문한 인원은 3억3800만여명에 달한다. 게시된 청원은 총 87만8690건이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국민참여는 증가했다. 도입 3년차 때가 1년 차보다 방문자 수 2.4배, 청원 동의 1.7배 증가했다.
한 달간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청와대와 정부가 공식 답변을 한다는 원칙에 따라 2017년 9월 소년법 개정 청원에 대한 답을 내놓은 후 지난달까지 총 178건 청원에 대한 답했다.
가장 많은 동의를 받은 청원은 올해 3월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 청원(271만5626명)이었다. 두 번째로 많은 동의를 받은 청원도 같은 내용을 촉구한 청원(202만6252명)이었다.
2019년 4월 '자유한국당 정당해산 청원'(183만1900명), 올해 2월 '문재인 대통령님을 응원합니다' 청원(150만4597명)이 그 뒤를 이었다.
분야별로는 정치개혁 관련 청원이 가장 많았다. 2위는 인권·성평등, 3위는 보건복지 분야였다.
청와대는 청원 게시판을 통해 정부의 신속한 대응 및 법제도 개선도 촉진했다고 평가했다.
성범죄 등 강력 범죄 양형기준 강화와 어린이 안전 등의 의제를 공론화해 관련법 개정과 엄정 수사를 이끌어냈다고 부연했다. 일명 '윤창호법'과ㅏ '김성수법' '해인이법' '민식이법' '태호·유진이법' '하준이법'을 비롯해 성폭력 범죄 처벌기준을 강화한 '성폭력 처벌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등 국민 요구를 담은 법률이 제·개정되는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