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키우는 홈플러스·현대百, '네이버 장보기' 승부수

단순 링크 제휴 넘어 서비스 공식 입점
그룹사 종합몰 구축 롯데-신세계와 맞서
당일배송-할인쿠폰으로 매출 확대 계획

홈플러스 강서점에서 모델들이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를 알리고 있다.
홈플러스 강서점에서 모델들이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를 알리고 있다.

홈플러스와 현대백화점이 경쟁사 대비 열위에 놓인 온라인 사업 강화를 위해 네이버와 손잡았다. 단순 링크 제휴를 넘어 네이버쇼핑이 직접 운영하는 장보기 서비스에 입점해 그룹사 종합몰을 구축한 롯데·신세계와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복안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21일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에 공식 입점해 네이버 고객을 대상으로 온라인 상품을 직접 판매한다. 홈플러스 온라인몰을 거치지 않아도 네이버 회원이면 홈플러스 전 상품을 즉시 구매할 수 있다.

이번에 새롭게 론칭하는 '네이버 장보기'는 기존 운영해온 동네시장 장보기 서비스에 대형 유통채널이 추가 입점한 형태다.

중·소상공인 플랫폼인 스마트스토어와 대기업 위주의 브랜드스토어가 주로 공산품을 취급했다면, 이번 장보기 서비스는 신선식품·생필품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카테고리별 주요 기업을 입점시켜 시너지를 꾀했다. 대형마트 중에선 홈플러스가 백화점은 현대백화점, 식자재는 농협하나로마트, 슈퍼마켓은 GS프레시몰이 각각 입점한다. 이들 업체 모두 회원수가 4000만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포털업체인 네이버를 통해 자사 상품을 판매함으로써 고객 접점을 단숨에 늘리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홈플러스는 이번 장보기 서비스 제휴를 통해 첫해에만 160만명 고객을 유치하고 10% 이상 추가 매출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입점업체 중 최대 규모인 2만3000종 상품을 연동했다. 당일배송은 물론 네이버 고객을 위한 별도의 할인쿠폰도 제공해 이번 입점 제휴를 온라인 강화의 기회로 삼았다.

현대백화점 역시 5월부터 대형 유통업체 중 유일하게 네이버 동네시장 장보기 서비스에 입점해 상품을 판매해왔다. 무역센터점을 거점으로 식품관 베이커리·건강식품 등 100여종 상품을 네이버 장보기를 통해 판매할 방침이다. 아직 판매 품목이 많진 않지만 네이버 장보기를 통해 유의미한 매출 상승이 이뤄질 경우 규모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

현대백화점 식품관 네이버 장보기
현대백화점 식품관 네이버 장보기

홈플러스와 현대백화점은 최근 자사 온라인몰을 강화하고 e커머스 시장에 가세했지만 롯데ON과 SSG닷컴 등 막대한 자금력을 통해 그룹사 통합몰을 구축한 롯데, 신세계와 비교하면 상품 규모나 경쟁력 측면에서 다소 뒤처진다.

특히 1조원 안팎 온라인 매출을 2021년까지 2조3000억원으로 늘리겠다는 청사진을 내세운 홈플러스 입장에선 거래액을 빠르게 늘릴 수 있는 터닝 포인트가 절실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지난달 현대식품관 투홈을 론칭하며 뒤늦게 새벽배송 시장에 가세했지만 선두 사업자와 직접적 경쟁을 펼치기 위해선 온라인 고객수를 빠르게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그룹 계열사가 많은 롯데, 신세계와 비교하면 멤버십 플랫폼 범용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네이버 멤버십 회원을 잠재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번 협업이 큰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기대다.

지난 6월 출시한 네이버플러스는 한 달만에 50만명의 유료 가입자수를 확보했다. 이달 내 1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플러스 회원은 장보기 서비스를 통해 홈플러스와 현대백화점 상품을 구매할 경우 결제금액의 7%를 돌려받을 수 있는 만큼 상당한 고객 유입 효과가 기대된다.

GS리테일 역시 네이버 장보기 코너에 GS프레시몰 전 상품을 연동해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가격 경쟁력은 물론 당일 배송과 새벽배송 서비스도 제공해 고객 가치 제고가 기대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번 장보기 서비스는 네이버에서 홈플러스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는 개념”이라며 “앞으로도 네이버와 온라인사업 제휴를 순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