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2학기에도 여전히 EBS온라인클래스 등 공공서비스 위주의 원격 교육 정책을 추진하자 민간 에듀테크 산업계가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에듀테크 기업은 정부가 2학기 원격 수업에 민간 에듀테크 도입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준비했지만 여의치 않자 개별적으로 전국 시도교육청을 찾아다니면서 제품·서비스를 '각개전투'로 알리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다수 에듀테크 기업은 올해 초부터 준비했던 2학기 원격 수업용 학습관리서비스(LMS), 솔루션, 콘텐츠 등 교육 서비스를 시도교육청에 개별적으로 알릴 예정이다.
국내 에듀테크 업계는 올해 초 시작된 코로나19 발생 이후 공교육용 에듀테크 서비스를 준비해왔다. 교육부가 원격 수업이 시작된 이후 에듀테크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최근 정부가 내놓은 정책에는 2학기를 대비한 에듀테크 산업 활성화 대책이 없다. 교육부는 2학기 원격 수업 고도화를 위해 1학기에 활용했던 EBS온라인클래스, e-학습터 등 공공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국판 뉴딜에는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활용해 맞춤형 학습 콘텐츠 제공이 가능한 '온라인 교육 통합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지만, 정보화전략계획(ISP) 마련에만 8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서비스 상용화까지는 사실상 3~4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대부분 에듀테크 관련 뉴딜 정책은 인프라 확충에 치중해있어 전반적인 산업 생태계를 키우기엔 역부족이란 평가다. 업계가 요구했던 '에듀테크 공교육 활용 시범 사업'이나 학교가 에듀테크 구매권을 가질 수 있는 '바우처 사업'은 반영되지 않았다.
2학기 시장을 내다보고 새로운 초·중등용 서비스를 준비한 에듀테크 기업은 전국 시도교육청에 개별적으로 연락해 제품 홍보에 나섰지만, 큰 효과가 없을 것으로 봤다. 그동안 민간 에듀테크 서비스를 거의 구매하지 않던 교육청이 개별 중소기업 소개서를 보고 서비스를 바로 채택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한 에듀테크 기업 임원은 “2학기 원격수업에 대비해 수억원을 들여 에듀테크 서비스를 개발했지만, 정부 정책이 전무해 사실상 공교육 시장의 문이 열리지 않았다"며 “이미 개발한 제품을 사장시킬 수 없어 일일이 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제품 소개서를 보낼 예정이지만, 사용처가 있을지 막막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에듀테크 업계는 지금이라도 정부가 원격 수업 고도화를 위해서도 민간 서비스 도입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에듀테크 기업 대표는 “1학기 원격 수업 결과 학생의 학습 격차가 커졌다는 결과가 나온만큼 공공서비스만으로 효과적인 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민간 서비스 도입을 통해 각 학교가 가진 특성에 맞춘 원격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에듀테크 기업 대표는 “현재처럼 정부가 주도하려는 에듀테크 시장에서 민간 기업이 성장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