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배터리 소재·장비 실적 희비…3.4위 선방·1.2위 고전

코스모신소재 공장 전경.
코스모신소재 공장 전경.

배터리 소재 업계에서는 지난 상반기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엘앤에프와 코스모신소재 등 3·4위 후발업체들이 높은 실적 신장세를 보였고 1·2위 전통강자들이 저조한 양상을 보였다. 국내 전기차 배터리 고객사 맞춤식 제품군을 생산한 후발업체들과 그렇지 못한 업체간 희비가 엇갈렸다. 장비 업계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성장세에 따라 실적 차이를 보였지만 점차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양극재 3위 업체 엘앤에프는 상반기 영업이익 4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4위 코스모신소재도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1105% 늘어난 3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엘앤에프와 코스모신소재 실적이 늘어난 이유는 글로벌 배터리 1위 업체인 LG화학 전기차 배터리에 탑재될 예정인 양극재를 수주했기 때문이다. 특히 엘앤에프는 LG화학이 삼원계 배터리(NCM)에서 사원계 배터리(NCMA)로 제품을 전환하기 이전 NCMA 양극재 개발을 끝내면서 상반기 1711억원 신규 수주를 따냈다.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제품은 NCM(니켈·코발트·망간) 대비 제품가격은 낮다. 현재 NCMA 제품가는 톤당 약 2500만원으로 NCM 제품의 절반 수준이다. 그러나 고가의 코발트 함유량은 낮추고 니켈 함량을 대폭 올리며 제조원가가 줄어 수익성을 높였다. 두 회사는 NCMA 니켈 함량 90%대 양극재 개발도 진행 중이다. 양극재 양산을 위해 엘앤에프와 코스모신소재는 내년 각각 4만톤, 2만톤으로 생산량을 끌어올린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업체들도 양극재를 자체 개발하지만 전문 업체로 공급받는 것이 수익성을 이끌어내는데 보다 유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SK이노베이션 서산 공장에서 배터리 셀을 생산하는 모습
SK이노베이션 서산 공장에서 배터리 셀을 생산하는 모습

반면에 국내 1·2위 양극재 업체 에코프로비엠, 포스코케미칼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63%, 93% 줄었다.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케미칼 실적이 줄은 것은 NCM 양극재 제품 라인업이 겹치기 때문이다. 니켈 함량 80%대 NCM 계열 제품 상당 부분이 겹친다. 이들 회사는 고객사를 확대하고 니켈 비중은 올리고 코발트 비중은 낮추는 쪽으로 사업 방향을 보완하고 있다.

배터리 장비 업체들은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지만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라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배터리 조립장비 업체인 엠플러스는 상반기 1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 7억원 줄었지만 수주 사례가 늘며 향후 실적 전망 기대감을 높인다. 엠플러스는 SK이노비이션과 중국 배터리업체 EVE에너지 합작공장에 조립장비 2기를 공급 중이다. 지난 19일에는 99억원 규모의 조립공정 설비를 추가 수주했다. 엠플러스 이어 후공정 장비업체 피앤이솔루션은 싸이클러 장비 판매가 증가하며 상반기 전년 대비 259% 증가한 68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사이클러는 다양한 2차전지의 성능, 수명 검사 및 시험 평가 등에 필요한 장비다.

신흥에스이씨는 배터리 폭발 방지를 막는 장비 투자가 본격 반영되면서 상반기 9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 진행에 맞춰 배터리 장비를 장착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커지면서 배터리 소재·장비업체들의 실적 개선세는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