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에 시진핑 연내 방한 불투명...경제협력 증진에 변수로

서훈-양제츠 회동 "최우선 방문국 한국"
"코로나 안정" 단서…방역 상황에 달려
FTA 2단계·한한령 해제 시점 불확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주석과 세번째 정상회담을 가졌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주석과 세번째 정상회담을 가졌다. <사진:청와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코로나19 재확산에 늦춰지는 모양새다. 중국은 '한국이 최우선 방문국'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코로나19 상황 안정'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시 주석이 앞서 밝힌 '연내 방한' 방침도 확정하지 못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추진과 한한령(限韓令) 해제 등 양국 간 경제협력 증진 역시 코로나19 방역 상황과 맞물려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양제츠 중국 중앙정치원 위원은 지난 22일 부산 웨스턴조선호텔에서 6시간에 걸쳐 회담 및 오찬 회동을 갖고 시 주석의 방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양측은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돼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조기에 성사시키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방한 시기 등 구체 사안에 대해선 외교당국 간 지속 협의하기로 했다.

다만 중국 측은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된 후'라는 단서를 달았다. '연내 방한' 추진에 관한 언급도 없었다.

최근 한국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취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이른 시점에 안정화되지 않으면 시 주석 방한 일정을 잡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 조기 방한 계기 한·중 FTA 2단계 협상과 한한령 해제 등으로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마중물을 만들려던 정부 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양제츠 중국 중앙정치원 위원이 22일 부산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서 실장과 회담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양제츠 중국 중앙정치원 위원이 22일 부산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서 실장과 회담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관건은 코로나19 안정화 시점이다. 시 주석이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하며 “금년 중 방한하는 데 대해 굳은 의지는 변하지 않았다”고 밝혔고, 양 위원 역시 서 실장에게 '한국이 시 주석이 우선적으로 방문할 나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안정된다면 시 주석 방한은 성사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은 경제 반등과 대북정책에서 중국의 도움이 필요하다. 중국은 최근 압박 강도를 높여가는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과의 관계 개선이 시급하다.

양 위원은 서 실장과의 회동에서 미-중 갈등 속 중국 측 입장도 전했다. 서 실장은 항공편 증편과 비자발급 대상자 확대를 요청하는 한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정부 의지 등을 설명했다.

양측은 △제3국 시장 공동진출 △신남방·신북방정책(한국)과 일대일로(중국)의 연계협력 시범사업 발굴 △코로나19 대응 협력 △고위급 교류 △FTA 2단계 협상 가속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연내 서명 △인문 교류 확대 △지역 공동방역 협력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등 다자 분야 협력 문제도 논의했다.

한·중·일 정상회의 연내 개최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한·중·일 정상회의가 올해 개최되면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도 방한한다. 성사시 중국 서열 1위와 2위가 같은 해 한국을 방문한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