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 대비"...롯데카드, 정리명단에 '혜자카드' 올린다

'벡스 플래티넘' '라이킷펀' 카드
내달 1일 이후 신규발급 중단
'알짜 혜택' 제공...적자 폭 키워
타 카드사도 '혜택 줄이기' 전망

"수익성 악화 대비"...롯데카드, 정리명단에 '혜자카드' 올린다

롯데카드가 적자상품 줄이기에 나섰다.

수익성 악화에 대비한 결정이라는 것이 롯데카드 성명이다. 최근에는 기존 제휴 상품 혜택을 줄인 리뉴얼 상품까지 선보이면서 이런 추세는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최근 '벡스(VEEX) 플래티넘' 카드를 9월 1일 오후 6시까지만 발급한다고 공지했다. 이 기간 내에 신규나 추가, 교체, 갱신발급은 가능하지만 중단 시점 이후에는 기존 카드 발급자 외에는 카드 발급이 제한된다.

이 카드는 과거 적립형 신용카드 끝판왕이던 벡스 카드 후속 상품이다. 기존 롯데 벡스의 경우 업종과 가맹점 구분 없이 최대 2%를 적립 한도 없이 무제한 적립했다. 이 때문에 2015년 상반기 130억원이 넘는 손실을 안기면서 롯데카드가 발급 중단에 나섰다.

벡스 플래티넘도 상당한 혜택을 제공한다. 이 카드 연회비는 해외브랜드의 경우 2만원 수준이지만 전 가맹점 1%, 해외가맹점 1.5%, 자동차 구매 2%를 한도 100만 포인트까지 적립해준다. 여기에 롯데월드와 롯데시네마, 롯데호텔 등 롯데계열사와 외식, 뷰티 업종에서도 각각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롯데카드의 '라이킷펀(LIKITFUN)'도 최근 정리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카드 역시 9월 1일 오후 6시 이후로 발급이 중단된다. 특히 라이킷펀은 신용카드 전문 사이트 카드고릴라가 작년과 올해 가장 인기가 많은 카드 1위에 선정됐던 상품이다.

이 카드는 연회비가 1만원임에도 전월 실적 30만원만 채우면 최대 연 42만원가량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혜택은 스타벅스와 엔젤리너스, 롯데시네마, CGV 등에서 50%, 대중교통에서도 20%, 이동통신 요금에서 10%를 각각 할인한다. 전월실적을 채우는 것도 대부분 카드에서 반영되지 않는 아파트관리비가 포함돼 실적 채우기도 수월하다.

향후 이런 '알짜혜택'을 담은 카드상품의 발급 중단은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카드는 최근 기존 페이코 플래티넘 카드 혜택을 줄인 뉴페이코(New PAYCO) 카드를 선보였다. 기존 페이코카드는 월 30만 포인트가 적립됐지만 뉴페이코는 연 120만 포인트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단순 추산으로 혜택이 3분의 1로 축소된 것이다. 적립률도 페이코가맹점 5%, 일반가맹점 1%에서 3%, 0.7%로 각각 낮아졌다. 아직은 기존 페이코카드가 발급이 되지만 뉴페이코카드가 나오면서 발급중단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적자 폭이 커지면서 손실이 많이 나는 카드상품을 정리하는 수순”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추세가 다른 카드사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에도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으로 매출액 급감을 막았지만, 9월부터는 이런 효과가 사라져 수익성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전체 소비자 얼어붙으면서 다양한 산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반대로 카드사는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효과를 일부 봤다”면서 “9월부터는 이런 효과가 사라지면서 매출 급감은 피할 수 없을 것이고, 손실을 메꾸기 위해 혜택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