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폭증했지만 올 초 같은 증시 급락보다는 박스권 수준의 등락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최근 확진자가 급증해 증시가 급락할 때도 개인 투자금이 빠져나가지 않아 유동성이 풍부하고 여러 경기 지표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국내 경제성장 전망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학습 효과도 있는 만큼 당분간 증시가 고공행진하기보다는 소폭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박스권 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주 증시가 연일 급락하다가 21일 소폭 반등한데 이어 24일도 상승 마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전국으로 확대됐고 신규 확진자 수가 연속 300명대를 넘어서면서 지난 3월 대규모 확산 시기와 비슷한 수준을 형성했지만 이날 증시는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코스피는 1.10% 오른 2329.83, 코스닥은 2.48% 상승한 815.74로 마감했다. 신규 확진자 수가 266명으로 소폭 감소했고 미국 FDA가 코로나 혈장치료제를 긴급 승인한 효과가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 3월 같은 증시 급락보다는 상승이 둔화된 박스권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감염병 특성상 불확실성이 크지만 코로나19 백신 개발 가능성이 과거보다 높아졌고 여전히 글로벌 국가들이 경기 부양에 힘쓰고 있어 시장 유동성이 풍부해 과거 급락이 재현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증시 급락에도 불구하고 주식 예탁금이 52조원에 달해 개인의 증시 참여가 여전히 적극적인 것도 한 몫 한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주 중 확산속도가 정점인 것이 확인되면 코스피는 2150 지지력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며 “백신 상용화 기대감과 정부 부양책으로 팬데믹 공포는 전보다 줄었다”고 설명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미국과 유로존 제조업 PMI 지수가 개선됐고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는 등 대외여건이 3월보다 양호해 당시와 같은 경제 충격이나 금융시장 패닉은 일어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또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가능성이 시행되면 경제활동이 위축돼 경기 회복이 주춤해질 수 있는데 이는 주식시장과 환율 등 금융시장에 부담이 된다”고 덧붙였다.
키움증권은 코스피 등락폭을 2250~2350 포인트, 코스닥은 770~830 포인트 수준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재확산이 오프라인 경제 활동에 영향을 미쳐 투자심리에 영향을 주면서 주가가 등락을 반복할 수 있다고 봤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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