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계에서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금융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시간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앱애니에 따르면 올해 6월 우리 국민의 금융 앱 이용 시간은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지난해 4분기 월평균 이용시간보다 무려 70% 늘었다.
금융권은 코로나19로 시작된 초저금리로 대출수익성 악화에만 주목하지만, 디지털 금융에선 긍정적 지표가 나온 것이다. 주식 거래, 투자 정보 앱 사용량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지점 방문이 급감하면서 신용카드나 은행 앱 사용이 늘어났다.
코로나19는 금융사에 위기지만 더 큰 기회일 수 있다. 금융소비자가 디지털 금융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금융사는 지금껏 예대마진과 지점영업을 통해 고객을 모으고 돈을 벌었다.
은행 지점 한 곳당 평균 방문자는 200명 내외다. 이들을 응대하기 위해 지점에선 20여명 직원이 대기한다. 반면 은행 앱 평균 방문자는 250만명이다. 지점에서 일부 필수 인력은 필요하지만, 앞으로 디지털 금융에선 과거 방식은 전면 수정돼야 한다.
금융사는 빅테크의 금융진출 도전에도 위기를 느끼는 상황이다. 기존에는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업권 내 또는 금융업권 간 경쟁이 주를 이뤘지만 이제는 네이버·카카오뿐 아니라 e커머스 사업자와도 대결해야 한다.
금융산업 경쟁은 치열해졌다. 대외 리스크도 많지만 오히려 생존전략은 명확하다. 보다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가 우선이다. 얼마 전 금융사와 게임사, 통신사의 융합 사례는 주목할 만하다. 금융사는 전혀 다른 이종산업과 결합을 통한 새로운 서비스 창출이 경쟁력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소비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상품도 중요하다. 금융사는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디지털 채널을 통해 소비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는 다양한 상품개발에 집중해야 한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