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현대제철 제공]](https://img.etnews.com/photonews/2008/1331424_20200827111825_718_0001.jpg)
철강업계가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전기차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전기차가 늘면서 기존 내연기관차의 엔진 등 구동계에 납품하던 특수강 판매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올해 특수강 판매 목표인 83만톤을 달성하지 못할 전망이다.
특수강은 고강도 및 고내구성을 요구하는 자동차 엔진과 구동계 등 핵심 부품에 사용되는 철강 소재다. 보통강과 비교할 때 다품종 소량생산 품목이어서 장기간 기술 축적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자동차 외에 기계, 조선, 건설 산업도 주요 수요처다.
현대제철은 특수강 가운데 자동차용 엔진과 링크, 크랭크 샤프트 등 구동계 매출 비중이 높다.
올해 특수강 판매 목표 미달의 가장 큰 원인은 전기차 확산이 꼽힌다. 기존 내연기관차 엔진 부품과 구동계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실제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들은 전기차 개발·판매 경쟁에 한창이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2011년 1만7763대가 판매됐던 전기차는 지난해 32만6644대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또 글로벌 시장예측기관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는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2015년 45만대에서 작년 210만대로 5배 가까이 늘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우려는 특수강 국내 점유율 1위인 세아베스틸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엔진과 트랜스미션, 섀시, 스프링, 베어링 등을 생산한다.
이 같은 환경 변화에 특수강 업체들은 연구개발을 강화하면서 대응한다. 현대제철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의 0.8%에 이르는 676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세아베스틸도 같은 기간 매출액 대비 0.93%에 달하는 52억3000만원을 연구개발비로 썼다. 현대제철은 자동차 엔진 부품용 고밀도·고순도 순철분을 개발했고, 세아베스틸은 엔진밸브용 봉강 등을 개발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중심으로 자동차 시장이 재편되면 기존 내연기관차들에 납품하던 특수강 제품을 새로 개발해야 한다”면서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면 지속적 연구개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