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다국적 플랫폼·명품기업 21곳 '세무조사'...넷플릭스·요기요 포함된 듯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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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온라인플랫폼 국내 자회사가 모회사로부터 경영자문 용역을 제공받지 않고도 경영자문료 명목으로 수백억원을 지급했다. 자회사는 적자를 내게 해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도록 했다.”

국세청이 이 같은 글로벌 기업 내국법인의 조세회피 행위를 정조준했다. 국내에서 막대한 소득을 얻고도 외국으로 소득을 이전하기 위해 사업구조를 조작한 혐의가 있는 온라인 플랫폼 및 해외명품 업체 등 다국적기업 대표 21명과 역외탈세자 22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와 별개로 넷플릭스 한국법인과 배달 플랫폼 요기요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가 진행되면서 연관성에 대한 각종 추측이 제기된다.

27일 국세청에 따르면 조사 대상에 포함된 온라인 플랫폼 A사는 경영자문 용역이 없었는데도 외국 모법인에 경영자문료 명목으로 수백억원을 지급하는 수법으로 국내 자회사에 적자를 내게 만들었다. A사는 국내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세금 없이 국외로 이전한 혐의를 받는다.

또 다른 온라인 플랫폼 B사는 모회사에 지급하는 로열티 등 국내 과세(원천징수) 대상 소득을 조세조약상 국내 과세 대상이 아닌 일반사업소득으로 위장해 수백억원을 지급, 세금을 회피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와 함께 국세청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 한국법인인 넷플릭스코리아와 배달 플랫폼 요기요를 소유한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의 자회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에 대한 세무조사를 시작한 것으로 업체를 통해 확인됐다.

넷플릭스코리아는 미국 본사에 경영 자문료를 지급하는 식으로 세금을 회피하면서 국내 수입을 해외로 이전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가 특별한 경영자문을 하지 않았는데도 국내 자회사가 거액 자문료를 지급하고 적자를 냄으로써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고 국내 수익을 미국 본사에 넘긴 것이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매출이 증가한 상황에서 조세조약상 과세 대상이 아닌 소득으로 위장해 세금 납부를 회피한 의혹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세청은 “개별 납세자 정보라는 이유로 이들 두 업체가 이번 21건 세무조사 대상에 포함됐는지에 대해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조사에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매출이 급증한 온라인 플랫폼과 해외 고가브랜드 이른바 '명품' 브랜드를 판매하는 다국적기업 국내 자회사도 여럿 포함됐다.

고가 브랜드의 국내 법인 C사는 국내에 내는 세금을 줄이려고 외국 본사에서 수입하는 제품 가격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하고, 국내 판매가격도 반복적으로 인상했다.

다른 브랜드의 국내 자회사 D는 모법인에 지급하는 로열티에 대한 세금 원천징수를 회피하고자 로열티를 제품가격에 포함해 따로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는 것처럼 거래구조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에서 이중계약서나 차명계좌 등을 활용한 세금포탈행위가 확인되면 최대 60% 가산세를 물리고 검찰에 고발하는 등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예고했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