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항공산업 추가 금융지원·납부유예…투자펀드도 조성

고용안정·자구노력 전제 유동성 공급
공항 임대료 납부유예 8→12월 재연장
연내 항공산업발전조합 설립 체질개선
공적보증·투자펀드 중장기 정책 마련

사진: 전자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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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된 항공산업을 위해 공항시설 금융지원·납부유예·사용료 감면 조치 등을 추가 지원한다.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투자펀드 조성 등 중장기 정책도 마련한다.

국토교통부는 27일 관계부처와 함께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항공산업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항공사의 고용안정·자구노력 등을 전제로 기간산업안정기금 등 정책금융기관 금융지원 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하반기 유동성 자금을 적시에 제공한다.

자료:국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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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운송산업 생태계 유지를 위해 지상조업 금융지원도 확대한다. 지상조업사는 대부분 소규모 중소기업으로 시중 은행을 통해 금융을 조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정부는 중소·중견 지상조업사에 대해서는 '기안기금 협력업체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자금을 신속 지원한다.

항공사와 지상조업사에 대한 공항시설 사용료 감면과 납부유예는 8월에서 12월로 연장한다. 앞서 사용료 감면 혜택 기한을 5월에서 8월로 한차례 연장한 데 이은 추가 조치다.

지난 20일 항공업에 대한 특별고용지원 업종 지정 기간과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을 늘리기도 했다.

자료:국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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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정류료와 착륙료는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 한국공항공사는 10%씩 감면한다. 지상조업사의 계류장 사용료는 전액 감면한다.

지상조업사의 구내 영업료, 항공사 계류장 사용료, 한국 공역 내 운항 항공기에 징수하는 항행 안전시설 사용료 등에 대한 납부유예 조치도 4개월 연장된다. 감면·납부유예 기간이 4개월 늘어남에 따라 추가로 291억원이 감면되고 832억원 납부 유예 효과가 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정부는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공항 상업시설을 위해 임대료를 여객감소율만큼 감면해주기로 했다. 전국 공항 상업시설의 7월 매출은 전년 같은 달보다 73.6% 줄었다.

8월 종료 예정이던 임대료 감면 기간을 12월까지로 연장하고, 여객 실적이 지난해 같은 달의 80%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한시로 적용되도록 했다. 기존에는 여객 실적이 60%를 회복할 경우 감면 혜택이 중단됐다.

운항이 전면 중단된 공항 내 중소·중견기업 및 소상공인에만 적용되던 임대료 전액 면제 혜택을 대기업과 중견기업까지 확대한다.

임대료 감면·납부유예 기간 연장과 제도 개선 효과는 감면 4296억원, 납부 유예 4463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밖에 정부는 국제선 터미널 내 항공사 라운지와 사무실 임대료도 감면한다. 여객 수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80% 이하일 경우 임대료가 50% 감면된다.

정부는 국내 항공산업 경쟁력을 확보를 위한 중장기 정책지원방안도 함께 발표했다. 정부는 항공사업법 등 관련 법령을 올해 안으로 개정해 항공산업발전조합을 설립한다. 항공기 리스료 절감을 위한 공적 보증을 제공하고, 항공산업 생태계 상생을 위한 투자 펀드 조성, 비용 절감을 위한 항공유 공동구매 등을 추진한다.

항공산업 생태계 육성의 핵심축인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의 역할도 강화된다. 두 공사는 항공 소재·부품·장비 관련 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펀드를 조성하고 지상조업사에 대한 설비투자 등을 통해 항공산업 생태계 성장을 유도한다. 항공산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로드맵도 연내 마련한다.

손명수 국토부 차관은 “추가 지원대책으로 하반기 항공업계 부담이 완화되고, 우리 항공산업의 체질 개선 기반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면세점 3사, 월 450억원 상당 임대료 부담 완화 기대

코로나19 여파로 공항 면세점 매출이 거의 '제로(0)'에 가까운 상황에서 사실상 임대료 전액이 감면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앞서 임대료 반값 감면 지원에도 공항 면세점은 텅 빈 매장에서 한 달에 400억원이 넘는 임대료를 감수해야 했다.

롯데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가장 큰 수혜를 받는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에서 기존 임대료 193억원에서 50% 감면된 97억원을 매월 부담했지만 다음 달부터는 매출과 연동된 요율만 내면 된다. 지금 같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선 임대료를 사실상 내지 않는다.

정부가 운항이 전면 중단된 공항 내 중소업체와 소상공인에만 적용해 온 임대료 전액 면제 혜택을 대기업까지 확대하면서 김포·김해공항 임대료 부담도 사라졌다. 국제선이 인천공항으로 일원화되면서 강제로 문이 닫힌 상태에서도 롯데면세점은 김포·김해공항 면세점 임대료로 한 달에 30억원을 지급했다.

신세계면세점도 기사회생했다. 계약 기간이 끝난 롯데와 신라가 연장 협상을 통해 영업요율 형태로 부담을 낮춘 상황에서 계약이 남아있는 신세계만 임대료 전액을 부담할 처지였다.

신세계면세점은 인천공항 월 임대료가 365억원으로 가장 많다. 현재 50% 감면해 한 달에 183억원씩 납부하고 있지만 다음 달부터는 일부 판매 실적을 제외한 대부분 임대료를 절감한다.

신라면세점 역시 다음 달 고정임대료 방식으로 전환 예정이었던 T2 사업장 부담을 덜었다. 한 달에 140억원에 달하는 임대료 감면 효과가 기대된다. DF7 구역 사업권을 따낸 4기 신규 사업자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승자의 저주 우려를 덜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지원 결정은 고사 위기에 처한 면세점 입장에선 가뭄의 단비 같다”면서 “실질적 도움을 받은 만큼 면세업계도 사업 정상화와 일자리 안정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공동취재 박준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