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 대안 채널로...인플루언서 커머스 뜬다

과도한 광고비 탓에 이탈한 셀러
에드픽·핫트 등 플랫폼 눈 돌려
구매자 유입·거래액 등 상승세

오픈마켓 대안 채널로...인플루언서 커머스 뜬다

쿠팡, 11번가 등 대형 오픈마켓 플랫폼 내 경쟁을 피해 대체 채널을 찾는 셀러(판매자)들이 늘고 있다. 대형 플랫폼은 입점업체가 지속 증가하면서 소비자 노출이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상위 노출을 위해 쓰는 광고비나 쿠폰 집행, 할인이 누적되면서 제품의 가격 방어가 어렵다는 것도 문제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 치열하면서도 구매자 유입 효과가 큰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유명인) 기반 플랫폼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오드엠이 운영하는 인플루언서 커머스 플랫폼 '에드픽'은 올해 연말 누적거래액 5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월 100억원, 5월 300억원을 이미 달성했다. 2017년 서비스 출시 월 거래액은 2000만원에 불과했으나 현재 50배 수준으로 성장했다. 국내 e커머스 시장 전체 연간 성장률이 20%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성장세가 가파르다.

에드픽은 인플루언서가 직접 제품을 홍보하고 매출에 따르는 수익을 배분받는 플랫폼이다. 이들은 주로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 서비스에서 활동하면서 팔로워 1000~10만 단위의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로 분류된다.

연예인 수준으로 알려진 메가 인플루언서에 비해 콘텐츠의 홍보 파급력은 약하지만 팔로워들의 충성도가 높다. 또한 판매자면서 동시에 소비자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제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제품의 장점을 거부감 없도록 풀어낼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소셜빈이 운영하는 '핫트' 역시 최근 주목받기 시작한 인플루언서 판매 채널이다. 활동 인플루언서 6000여명, 월 평균 이용자 50만명을 넘어섰다. 아직 베타 서비스 중임에도 사업 모델 가능성을 인정받아 지난달 카카오벤처스 등으로부터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다. 이달 말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고 공식 오픈할 예정이다.

핫트는 폐쇄몰 성격으로 운영돼 일반 소비자는 방문할 수 없다. 소셜빈이 판매를 허가한 인플루언서 채널을 통해서만 판매되는 것이 특징이다. 가격 정책 노출을 방어하고 기존 오픈마켓과 경쟁 구도를 피하기 위해서다.

소셜빈은 원래 제조업으로 출발한 스타트업이다. 유아용품 품질로 시장에서 주목받았으나 오픈마켓 판로 확대에 어려움을 겪었다. 주로 저가 상품이 상위 노출되는 오픈마켓 시스템에서 살아남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소셜빈은 직접 판매 채널을 만들고 SNS를 통해 상품을 홍보하는 방법을 도입했다.

핫트는 플랫폼 내 취급 품목 숫자가 적은 대신 품질 평가가 높은 제품만 판매한다. 사내 직원이 진행하는 내부 품평회, 인플루언서 검증단의 2차 검증을 통과해야 입점이 허가된다. 입점된 제품은 핫트에서 활동하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들만 판매할 수 있다. 시식코너를 통해 판매하는 판촉원과 유사한 모델이다. 이 때문에 구매 전환율이 5.47%에 달한다. 일반 오픈마켓이 1%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5배나 높은 셈이다.

이 같은 C2M(Customer to Manufacturer) 모델은 중국에서 시장성을 이미 검증 받았다. 현재 알리바바, 징둥닷컴과 함께 중국 e커머스 업계 3강으로 평가받는 핀둬둬가 C2M 방식으로 급성장한 사례다. 핀둬둬에서 소비자가 상품을 저가에 구매하려면 지인들에게 참여를 적극 독려해야 한다. 공동구매 참여자가 늘어날수록 제품 가격이 더 낮아지는 구조다. 2015년 설립 이후 3년 만에 미국 나스닥에 상장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시가총액은 한때 1000억달러(약 12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