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와 연세대는 인삼밭 토양층 박테리아에서 알츠하이머 원인이 되는 아밀로이드베타와 타우 응집체를 분해하는 물질을 발견했다고 27일 밝혔다.
서울대 약대 오동찬 교수팀과 연세대 약대 김영수 교수팀은 공동연구를 통해 인삼밭 뿌리 토양층에 서식하는 박테리아가 알츠하이머 질환을 일으키는 아밀로이드베타와 타우 단백질의 응집체를 동시에 분해한다는 연구결과는 내놨다.
알츠하이머병은 근원적 치료제 개발이 시급하지만, 임상 승인을 받은 물질이 전무하다. 그동안 많은 연구진들이 아밀로이드베타와 타우 단백질의 생성, 응집, 과인산화를 조절하는 합성의약품의 개발에 많은 자원과 노력이 집중됐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 아밀로이드베타와 타우 단백질 응집체를 이뤄 뇌세포를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단백질 구조가 규명되지 않아 합성의약품 설계가 거의 불가능하다.
서울대·연세대 연구팀은 인삼밭에 서식하던 이 박테리아로부터 극미량 생산되는 신물질 리졸루틴(Rhizolutin)의 구조를 규명하고, 생쥐 모델에서 유효성을 평가할 수 있는 물질량을 확보했다. 이를 위해 한번도 시도된 적 없었던 6년근 인삼 가루를 박테리아 배지에 첨가하는 방법으로 생산량을 10배 증가시키는데 성공했다. 700L에 달하는 대량 배양을 실시하였다. 또한, 핵자기 공명 분광법, 화학 반응, 분자 모델링 기법 등을 통하여 신규성 높은 Rhizolutin의 구조를 규명했다.
서울대는 Rhizolutin은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단백질 응집체를 동시에 분해하는 최초의 신규 화합물로 향후 알츠하이머 질병 극복을 위한 신약 개발에서 선도물질로서의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오동찬 교수는 “자연의 생명체가 생산하는 천연물은 인류 역사적으로 신약 개발의 근간이 되어 왔으나, 현재까지도 화학적으로 연구된 생명체는 극히 일부분”이라며 “본 연구에서 기존에 연구된 바가 거의 없는 인삼밭 뿌리 토양층 박테리아가 생산하는 물질을 연구하여 새로운 구조 골격을 가지는 물질 rhizolutin을 발견하였고, 세계 최초로 인삼 가루를 박테리아 배양에 활용하여 극미량으로 생산되는 물질의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데 성공해 알츠하이머 질환과 관련된 활성 및 기전 연구를 수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