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가전·IT전시회 'IFA 2020'이 글로벌 정보기술(IT) 전시회 가운데 처음으로 '온택트 전시회'로 개최된다. 일부 부대행사를 제외하면 모든 행사가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IFA 주최 측은 전시회를 포기하는 대신 온·오프라인이 조화를 이루는 하이브리드 형태를 과감하게 선택했다. 다만 온택트 전시를 어떻게 꾸밀 것인가는 기업의 몫이어서 성공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IFA 2020에 공식 참여하는 LG전자와 비슷한 시기에 독자행사를 진행하는 삼성전자가 어떻게 온택트 전시를 이끌어갈지도 관심사다.
다음 달 3일 독일 베를린에서 '국제가전박람회(IFA 2020)'가 개막한다. 주최 측은 'IFA 2020 스페셜 에디션'이라는 명칭을 부여함으로써 이번 전시회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특별하고 제한적 방법으로 열린다는 점을 강조했다.
예년과 달리 일반 관람객 출입을 제한하고 기업간비즈니스(B2B)만 진행하는 방식으로 행사를 치른다. 또 글로벌 800여개 언론과 소수 기조 연설자를 초빙해 온라인 프레스 콘퍼런스를 진행한다.
국내에서는 콘퍼런스에 참가하는 LG전자 외에 'IFA 넥스트'에 참가하는 소수 스타트업을 제외하면 코웨이 등 단골 참가업체가 대거 불참한다.
기조 연설자로 초빙된 박일평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는 개막 첫날인 다음 달 3일 코로나19 시대의 새로운 고객가치를 소개할 예정이다. '집에서 얻는 삶의 행복'을 주제로 집에서 안전하고 편리한 삶을 누리는 미래비전을 제시한다.
이 비전을 보여주는 주택을 독일이 아닌 한국에 마련하고, 관련 체험 콘텐츠를 LG전자 글로벌 유튜브 채널에서 방송한다. 다음 달 1일 오픈하는 3D 가상전시장에서는 누구나 LG전자 혁신 제품과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다. 나노셀 8K TV와 스마트홈 생태계 등을 공개할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IFA 2020에 참가하지 않는다.
대신 개막 전날인 2일부터 단독으로 '멈추지 않는 일상'을 주제로 별도 가상현실 행사를 개최한다. IFA 2020 불참을 독자 진행하는 온라인 행사로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2일 열리는 가상현실 콘퍼런스에서는 TV,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 가전 제품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6월 선보인 '가전을 나답게'라는 슬로건을 어떻게 글로벌 소비자에게 전달할지 관심사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미디어에 보낸 초청장에 등장한 정육면체를 근거로 다양한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4K 고화질을 자랑하는 프로젝터 '더 프리미어'를 최초 공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모바일 제품 가운데는 갤럭시Z 폴드2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IFA 2020을 전후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선보이는 온택트 전시는 향후 온라인을 활용한 전시회의 '롤모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세계 최대 가전·IT 업체인 두 회사의 일거수일투족은 전 세계의 참고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시도가 온라인으로 개최되는 'CES 2021'을 포함해 향후 열리는 전시회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IFA가 행사를 주최하지만 온택트 전시를 꾸미는 것은 개별 기업이기 때문에 어떤 콘텐츠를 선보이느냐가 중요한 포인트”라며 “온택트 전시가 얼마나 효과가 있느냐에 따라 향후 글로벌 전시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