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사업자 A씨는 석 달 전 '테슬라 모델3'를 장기렌터카로 출고했다. 테슬라는 계약 후 출고까지 수개월을 기다려야 하지만 장기렌터카는 신차를 즉시 받을 수 있었다. 특히 3년간 연료비 등 유지비를 고려하면 내연기관차보다 경제성까지 월등했다. 렌터카 업체가 복잡한 구매 보조금 신청과 등록 절차까지 대신해줘 편리했다.
전기차가 렌터카 시장 효자 상품으로 떠올랐다. 올해 상반기 등록한 전기차 10대 가운데 1대는 허·하·호 번호판을 사용하는 렌터카였다. 올해 전기차 렌터카 누적 등록 대수도 1만4000대에 육박해 3년 전인 2017년(4934대)보다 180% 이상 증가했다.
27일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렌터카 시장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는 1만3976대다. 올해만 벌써 2200여대의 전기차가 새로 렌터카 번호판을 달아 역대 최다 실적을 경신했다. 이는 상반기 전체 전기차 등록 대수(2만2000여대)의 10분 1 수준이다.
전기차는 정부가 보급 활성화 정책을 본격 추진한 2017년부터 렌터카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해왔다. 2016년 1862대였던 전기차 렌터카는 2017년 4934대를 기점으로 2018년 8695대, 2019년 1만1798대까지 늘었다.
올해 렌터카 시장의 전기차 성장을 주도한 건 테슬라 모델3 효과가 컸다. 테슬라는 올해 1분기 보급형 전기차 모델3 국내 출고를 본격화하며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올해 들어 7월까지 테슬라 전체 등록 대수는 7100대를 돌파했다.
업계 1위 롯데렌터카는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은 6000여대의 전기차 렌터카를 보유했다. 이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은 모델은 테슬라 모델3와 모델S, 쉐보레 볼트 EV로 전체의 60% 차지한다. 현대차 코나와 아이오닉 일렉트릭, 기아차 니로 EV와 쏘울 부스터 EV 등의 인기도 꾸준하다.
렌터카 시장에서 전기차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높은 경제성이다. 업체 입장에서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타이어 등을 제외하면 엔진오일과 같은 소모품을 교환할 필요가 없어 유지관리가 쉽다. 파워트레인 구조가 단순해 고장도 훨씬 적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연료비를 포함한 유지비가 월등히 저렴하다. 동급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연료비를 단순 비교하면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의 3분의 1 수준이다. 렌터카 이용자는 월 이용료만 내면 관련 보조금 신청이나 세금 등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계약 종료 시 차량 처분도 자유롭다.
롯데렌터카 관계자는 “전기차를 장기렌터카로 이용할 경우 빠른 출고와 함께 보조금 신청 등 복잡한 차량 구매 절차를 업체에서 대행하고, 전문 차량 관리로 고장 수리 시 불편함까지 해소할 수 있어 고객 만족도가 무척 높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부터 테슬라와 경쟁할 최신 전기차가 쏟아지면서 렌터카 업계도 물량 확보에 분주해졌다. 최근 르노 조에, 푸조 e-208과 e-2008, 아우디 e-트론 등 성능을 대폭 강화한 전기차가 시장에 선보였다. 현대차도 내년 아이오닉5 등 차세대 전기차를 내놓는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