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차, 유럽 전기차 판매량 첫 2위·4위 등극

유럽 배터리 전기차(BEV) 시장에서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과 기아차 '니로EV'가 각각 2위, 4위를 차지했다. 7월 한 달 판매량이지만 국산 전기차가 유럽 시장에서 올린 역대 최고 성적표다.

'코로나19' 여파로 경쟁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량이 줄어든 반면에 현대·기아차는 안정적 생산·공급이 이뤄지면서 수혜를 봤다.

4일 글로벌 전기차 조사미디어 'EV세일즈닷컴'에 따르면 유럽 BEV 시장에서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7월 판매량이 4444대로 르노 '조에(9388대)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코나 일렉트릭이 유럽에서 판매를 시작한 지 2년 만에 거둔 최고 성적표다. 뒤를 이어 폭스바겐 'e-골프' 4153대, 기아차 '니로EV'가 3371대로 각각 3위 및 4위를 차지했다. 아우디 'e트론'(3110대)과 닛산 '리프'(2658대)는 각각 5위, 6위를 기록했다.

코나 일렉트릭과 니로EV의 유럽 누적 판매량 순위도 지난달과 비교, 한 계단씩 상승했다.

7월까지 유럽 전기차 시장 누적 판매량은 1위를 차지한 르노 '조에'(4만6259대)를 비롯해 테슬라 '모델3'(3만4014대), 폭스바겐 'e-골프'(2만1794대), 아우디 'e트론'(1대6681대),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1만5971대) 순이었다. 기아차 니로EV는 푸조 '208 EV'(1만5850대)과 닛산 '리프'(1만5586대)에 이어 1만18650대 판매되며 8위를 기록했다.

국산 전기차 모델이 유럽 시장에서 좋은 성적표를 낸 건 다른 제조사에 비해 제품 공급이 원활했기 때문이다. 코나 일렉트릭은 유럽 내 체코 공장의 생산력이 향상됐고, 니로EV 역시 물량 공급이 안정됐다.

반면에 올해 초 유럽 판매량 1위를 기록한 테슬라 '모델3'의 지난달 판매량은 856대로 급감하면서 10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매달 유럽에서만 약 1만대 판매되던 모델3는 코로나19 여파로 미국 생산이 차질을 빚었다. 테슬라 등을 제외한 유럽 내 전기차 공장이 대체로 안정되는 분위기다.

올해 하반기 유럽 전기차 시장은 '모델3'의 미국 생산량과 다음 달부터 유럽 내 판매를 시작하는 폭스바겐의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 모델 'ID.3'의 판매량에 따라 순위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은 전 세계 최대 완성차 시장이다. 특히 전기차가 기존 내연기관 차량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자동차 탄소배출 규제를 강화하면서다.

EU는 차량당 이산화탄소 배출 허용량을 기존 130g/㎞에서 2020년부터 95g/㎞, 2023년 62g/㎞, 2050년 10g/㎞으로 각각 줄이는 강력한 규제책을 시행한다. 완성차 업체는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초과한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판매량을 토대로 차량당 95유로의 벌금을 내야 한다. 이와 별도로 독일은 올해부터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95g/㎞ 이하인 자동차에 보유세 면제 혜택, 프랑스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17g이 넘는 차량에 대해 최대 1만유로의 과태료를 각각 부과한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