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스토어, 가을 세일 줄연기…코로나 확산에 일정도 '깜깜'

올리브영 매장 외관
올리브영 매장 외관

헬스앤뷰티(H&B) 가을 정기세일이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줄줄이 연기됐다. 행사 특수는 물론 판로 확보가 절실한 납품 협력사의 재고 소진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변경 일정조차 확정하지 못하면서 행사를 준비하는 일선 매장 불만도 가중되는 분위기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올리브영과 랄라블라, 롭스 등 국내 주요 H&B스토어는 가을 시즌 행사 일정을 미루기로 했다. 당초 지난달 말로 행사를 준비했지만 감염병 확산에 따라 안전을 위해 행사 연기를 결정했다.

CJ올리브영은 9월 첫 주로 예정했던 정기 브랜드세일(올영세일)을 2주간 잠정 연기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내달 17일로 시점을 다시 논의 중이지만 상황이 급변하는 만큼 이마저도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GS리테일 랄라블라도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진행 예정이었던 최대 70% 할인 행사를 잠정 연기했다. 롯데쇼핑 롭스 역시 같은 기간 예정됐던 정기 브랜드 세일을 미루기로 했다. 변경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이들 업체 모두 행사 일정을 확정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추가 격상되면 행사 취소가 불가피한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한다는 분위기다. 회사 측은 “협력사 재고 부담 등을 고려해 최대한 이달 내 행사를 진행하려 하지만, 앞으로 상황을 예측조차 할 수 없는 만큼 일정을 확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통상 H&B스토어는 1년에 4차례 분기별 정기 세일을 진행한다. 계절 변화에 맞춰 시즌 상품 출시를 위한 매대 변경과 납품사 재고 상품 등을 소진하는 기간이다. 올해는 추석 연휴가 이달 말부터 시작되면서 행사 일정도 촉박하지만 코로나 재확산이라는 암초를 만나 차질을 빚게 됐다.

앞서 올리브영은 코로나 여파로 3월 정기 세일을 전격 취소한 바 있다. 고객과 직원 안전을 위한 결정이었지만 전체 상품의 80% 이상을 납품하는 중소 협력사는 재고 부담을 떠안을 수 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6월에는 중소기업 123개 브랜드가 참여한 올영세일을 진행했다.

부진한 실적도 고민이다. 랄라블라는 올 상반기에만 9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올리브영도 매장 출점 속도가 더뎌졌다. 하반기 분위기 반전을 위한 할인 행사가 절실했지만 코로나가 다시 외부 변수로 떠올랐다.

일선 매장 직원들의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프로모션 준비를 위해 상품 발주와 매대 변경 등을 진행해야 하는데 명확한 행사 취소 여부나 변경 일정이 나오지 않으면서 스케줄 확정에 애를 먹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재고 부담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협력사 입장도 고려해야 하지만 사람이 모이는 할인 행사를 진행하기가 시기적으로 부담스럽다”면서 “방역당국의 추가 조치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내부적으로 일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