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가 세계 완성차 업계 최초로 5G 통신 기반의 미래차 생산공장을 오픈했다.
5G 환경을 이용해 생산 공정에 필요한 각종 서류를 아예 없앴고, 시장 수요에 따른 부품 수급, 품질 관리 등의 방대한 데이터를 기가급 속도로 처리한다.
이 때문에 2~3일 내 세그먼트가 다른 생산 차종까지 교체 생산할 수 있다. 향후 시장 수요에 즉각 반응하는 다품종 소량생산형 시스템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일(현지시간) 독일 진델핑겐에서 미래형 생산시설 '팩토리56(Factory56)' 개소식을 열고, 첫 생산 모델인 플래그십 세단 7세대 '더 뉴 S-클래스'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팩토리56은 7억3000만유로(약1조350억원)을 투입, 연면적 22만㎡ 규모로 완성됐다. 벤츠는 이를 통해 디지털(Digital)·유연성(Flexible)·친환경성(Green)의 생산혁신을 이룬다는 목표다.
마르쿠스 쉐퍼 승용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인터뷰를 통해 “팩토리56은 유연성과 효율성, 친환경을 갖춘 지속가능한 미래 생산 모델”이라며 “5G 기반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주말 동안 세그먼트가 다른 차종으로 라인을 변경하는 것은 물론 생산량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벤츠는 우선 7세대 S클래스를 시작으로 내년부터 배터리 전기차 'EQS'를 생산하고, S클래스 PHEV모델과 EQA·EQB 등 다양한 차종을 시장 요구에 따라 탄력적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현재 완성차 업계는 동일한 생산라인에서 같은 세그먼트의 한해 생산 차종을 다양화하기는 하지만 차종 변경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반면 벤츠의 팩토리56은 국가나 지역 시장 별 시장 선호도에 따른 발빠른 시장 대응이 가능하다. 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한 첨단 생산 스마트팩토리다.
팩토리56의 핵심은 모든 생산체계를 디지털화시킨 'MO360' 시스템과 신재생에너지 기반의 친환경시설이다.
MO360 시스템은 생산체계와 IoT를 융합한 형태로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생산·품질 관리를 최적화한 것이다. 부품 수급과 공정별 직원의 작업 지침까지 일괄 제어하고, 세계 30여개의 벤츠 공장과도 실시간으로 생산·부품 관리 등을 조율할 수 있다.
또 벤츠는 완성차 업계 최초로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결합시킨 융·복합 전력공급체계도 적용했다. 전기차의 재사용 배터리로 완성한 수 MWh(메가와트시)급의 ESS와 1만2000개 모듈로 구성된 5000MW급 태양광발전소를 공장 내에 구축했다. 생산에 필요한 30% 이상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이날 벤츠가 처음 공개한 7세대 S클래스는 자율주행에 보다 가까워진 진보된 주행 보조 기능을 선보였다. 운전자에게 위험이 감지되면 즉각 충돌에 대처할 수 있도록 주변 환경 센서를 고도화했고, 주차 보조 시스템은 벤츠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2세대 'MBUX' 등을 장착해 자율주행 '레벨4' 수준을 구현했다.
마르쿠스 쉐퍼 COO는 “벤츠의 4번째 큰 시장인 한국은 고급 이미지를 포함해 지능형 기능, 안전성, 디자인까지 모두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별도 제품화를 실현하고 있다”며 “신형 S클래스 라인은 LG의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전기차용 배터리 등 한국기업의 수많은 부품이 적용됐다”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