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태양광 사업자에 역대급 RPS 고정계약 물량 배정

하반기 1410㎿ 배정…작년比 3배↑
태양광 사업자 수익성 보전 목적
탄소배출량 검증제품 가산점 부여
친환경 띄워 중국산 모듈 밀어내기

[사진= 류태웅 기자]
[사진= 류태웅 기자]

정부가 올해 하반기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고정가격계약' 물량을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했다.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현물시장 가격 약세로 악화된 태양광 사업자들의 수익성을 보전해주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특히 정부는 이번 입찰에서 사상 처음으로 저탄소 인증제품에 추가 점수를 배점, 친환경 제품 보급 확대를 유인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에너지공단은 올해 하반기 RPS 고정가격계약 물량을 총 1410㎿로 배정했다. 작년 동기와 올해 상반기 500㎿, 1200㎿ 대비 각각 약 3배, 1.2배 늘어난 것이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고정가격계약은 전력도매시장가격(SMP)와 REC를 더한 것이다. 태양광 사업자가 한국남동발전,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중부발전 등 6개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RPS) 발전소에 20년 동안 REC를 고정계약가격에 판매하는 형태다.

이번 RPS 고정가격계약 물량 증대는 정부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태양광 사업자들은 REC 가격 하락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정부에 RPS 고정가격계약 공고용량 확대를 요구했었다. REC 현물시장 가격은 1일 기준 4만7200원으로 작년 9월 1일 5만8800원 대비 19.73% 급락했다. 태양광 사업자들로서는 불과 1년 만에 20% 가까이 손에 쥐는 돈이 줄어든 셈이다.

에공단은 입찰 설비 용량 구간을 세분화했다. 기존 3개(△100㎾ 미만 △100㎾ 이상~1㎿ 미만 △1㎿ 이상)에서 4개(△100㎾ 미만 △100㎾ 이상~500㎾ 미만 △500㎾ 이상~1㎿ 미만 △1㎿이상)로 확대했다. 경쟁률을 분산시켜 적정 가격을 도출하려는 목적이다. 기존 3개 구간이었을 때는 과당경쟁으로 각 구간별 입찰 선정가격 편차가 컸었다. 구간별 선정 비중은 100㎾ 미만에 총 물량의 35%인 493.5㎿를 먼저 배정하고, 나머지는 접수 용량 결과를 토대로 경쟁률에 맞춰 배분키로 했다.

또한 에공단은 탄소배출량 검증제품을 사용할 시 10점 이내에서 추가 점수를 부여키로 했다. 예를 들어 탄소배출량이 670㎏·CO2/㎾ 이하이면 10점, 670㎏·CO2/㎾ 초과 830㎏·CO2/㎾ 이하 4점, 830㎏·CO2/㎾ 초과 또는 미검증시 1점 등이다. 저탄소 태양광 모듈 제품 사용을 권장, 보급을 확대하려는 포석이다. 이 과정에서 기준치에 미달하는 중국산 태양광 모듈은 자연스레 도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훈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은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물량이 대폭 확대된 것을 계기로 안정적인 태양광 사업여건이 조성되기를 기대한다”면서 “처음 도입된 탄소배출량 검증제품에 대한 평가지표를 통해 저탄소 친환경 제품의 사용 확대 등 그린뉴딜 정책 실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