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P 원장 '공무원 낙하산설'…대구 IT업계 '부글부글'

대구지역 정보통신기술(ICT)과 문화콘텐츠산업 대표 기관인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 신임 원장 공모가 한창인 가운데 특정 인사 낙점설 소문이 무성하다. 정보기술(IT) 업계는 '낙하산 인사'라는 부담과 함께 향후 전문성 부족으로 인한 사업수행성과 저조, 조직 내 불협화음, IT업계와 소통부재 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DIP 원장추천위원회는 지난 4일 신임 원장 공모 서류접수를 마감했다. 대구시 공무원 출신 인사 2~3명을 비롯해 기관과 기업 출신을 포함 총 5~6명의 인사가 공모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응모 인사를 대상으로 조만간 서류 및 발표평가를 할 예정이다.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전경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전경

하지만 대구시와 DIP 안팎에서는 서류 제출이 마감되기 전 이미 대구시가 특정 인물을 내정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대구시 정무특보와 보좌관, 실무 과장 출신 등이 낙점설에 오른 주요 인물이다.

문제는 낙점설이 떠도는 해당 인사들이 대부분 공무원 출신으로 ICT와 문화콘텐츠, 소프트웨어(SW) 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지역 IT업계의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전문성 없이 직원 고소 남발과 부당징계, 채용비리 의혹으로 스스로 옷을 벗고 나간 전임 원장의 전철을 그대로 답습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DIP 원장 '공무원 낙하산설'…대구 IT업계 '부글부글'

IT업계는 문화콘텐츠와 ICT 분야는 관련 산업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기업 생태를 잘 알고 있는 인물이 수장으로 와야만 지역 ICT 및 문화콘텐츠산업 활성화를 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DIP는 그동안 각종 사건사고로 기관 위상이 바닥에 추락한 데다 지역 IT업계로부터 신뢰를 잃은 상태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이후 급변하는 산업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해 국가 과제사업을 포기하고, 최악의 경영 상태로 직원 임금을 주기 위해 부동산 자산을 담보로 금융대출을 고려하는 등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DIP를 정상궤도로 올려놓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관련 분야 전문성을 보유한 능력 있는 수장이 조직을 맡아 문화콘텐츠와 ICT 관련 다양한 사업을 기획하고 과제를 수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역 IT업계 관계자는 “관련 분야 산업 이해도를 기반으로 무너진 조직 기반을 다시 세우고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내부 직원과 소통할 수 있는 수장이 와야한다”면서 “공무원 출신 낙하산 인사로는 DIP 위상 회복은 물론 코로나19로 가뜩이나 힘든 지역 ICT 및 문화콘텐츠 기업에 희망을 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