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선배벤처 등이 비즈니스 과제를 공개하고, 이를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이 해결사로 나선다. 지난 7월 개막한 '연결의 힘, 디지털 드림9'에 이어 '대(기업)-스타(트업) 해결사 플랫폼' 2탄이다.
중소벤처기업부(장관 박영선)는 올해 처음으로 개최되는 '인공지능(AI) 챔피언십'의 과제를 공개하며 이들 과제에 참가할 스타트업을 9일부터 29일까지 모집한다고 밝혔다. 과제는 대기업과 선배벤처 등이 총 8개를 제시했다.
AI 챔피언십은 지난해 12월 발표된 '인공지능 국가전략'에 따라 올해 초부터 기획되어온 대회다. 앞서 진행한 '연결의 힘, 디지털 드림9'과 달리 'AI 챔피언십'에서는 데이터에 기반해 AI 기술로 해결하는 데 초점을 뒀다.
특히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대기업과 선배벤처 등이 보유한 양질의 데이터가 최초 공개된다. 기업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는 모두 비식별화해 제공될 예정이다.
중기부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대기업들이 중요 자산인 '데이터'를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위해 과감히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상생의 생태계가 열리고 대중소 가치사슬에도 긍정적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타트업들은 과제 해결을 위한 AI 기술력 뿐만 아니라 이를 활용한 제품·서비스화 방안까지도 대기업에 역제안한다.
과제 출제한 기업은 총 8개사로, 분야별로 보면 △제조분야는 LG사이언스파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의료분야는 고신대 복음병원, △영상분야는 MBN의 자회사인 KDX한국데이터거래소, △소비생활분야는 네이버, 비씨카드, 우아한형제들, 위메프가 참여했다.

LG사이언스파크의 경우 '부품 검사에서 완제품 불량을 예측하고, 그 원인을 설명할 수 있는 AI' 과제를 출제했다. 회사는 부품 검사시 측정했던 부품 표면온도, 소음의 진폭, 해당 부품 완제품 적용 시 판정 결과 등이 기록된 과거 8개월치 약 50만 여개 데이터를 제공한다.
네이버의 경우 '사람의 음성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텍스트 변환하는 AI'를 과제로 내놓았다. 이는 현재 네이버가 개발 중인 'AiCall' 프로젝트의 인식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네이버에 등록된 식당 예약과 관련한 약 6만건의 음성파일과 텍스트를 제공한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의민족에서 발생한 리뷰나 평점과 같이 주문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조작된 사례를 판별하는 AI' 과제를 제시했다. 우아한현제들은 1000만 건 이상의 업소별 주문 내역과 평점 등의 개인정보가 변환된 주문정보를 제공한다.
1단계는 과제별 샘플데이터를 바탕으로 스타트업이 서면 작성한 AI 알고리즘 방향(흐름도)과 제품서비스화 아이디어를 평가해 10월초 48개 스타트업(과제별 6개사, 8개 과제)을 선정할 계획이다. 48개 스타트업에게 8개 과제별 데이터 전체본이 제공되며, 본격적으로 AI 알고리즘을 개발하게 된다. 본선에 오를 24개 스타트업(과제별 3개사, 8개 과제)은 10월 중순 선정한다.
24개 스타트업에게는 해결방안 고도화를 위한 약 한달 간의 시간을 주어지며, 이 기간 동안 3단계 진출을 위해 과제를 출제한 기업과 AI 전문가가 밀착 멘토링을 제공할 계획이다.
마지막 3단계인 본선 피칭대회는 오는 11월 '컴업(COMEUP) 2020'의 스페셜 행사로 진행된다. 과제별 우승팀에게는 3000만원 내외 상금과 최대 25억원 규모 정책지원을 연계할 계획이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