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우산 15조원, 내일채움공제 3조원...자본시장 큰 손 떠오른 중소기업 공제

특허공제도 추후 규모 확대 예상돼
사업 커지면서 독립성 훼손 우려도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공제기금 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다. 노란우산공제 운용자산 규모가 15조원을 육박한데 이어 중소기업 재직자를 대상으로 한 내일채움공제도 상반기 운용자산 2조원을 넘어섰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중앙회가 운영하는 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목돈마련과 사업재기 기회 등을 제공하는 공제사업 '노란우산'은 지난 3월 기준으로 운용자산 규모가 14조40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연내 15조원을 넘기는 것이 유력하다.

내일채움공제는 지난 8월 기준으로 운용자산 규모가 2조3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5월 2조원을 넘긴 이후 지속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중진공 내부에서는 내년말이면 내일채움공제 운용자산 규모가 약 3조46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운용자산 규모가 날로 커지면서 자금 운용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중앙회가 운영하는 노란우산 자산규모는 2016년말 5조3900억원에서, 2017년 7조3000억원, 2018년 9조4800억원, 지난해말에는 11조8700억원으로 매년 2조원 안팎으로 급증세다.

운용자산 규모가 5조원을 넘긴 2018년부터는 전체 운용자산에서 벤처투자, 부동산 등 대체투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10%를 넘어가고 있다. 올해 투자에서 대체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7.8%로 2024년까지 최대 30%까지 대체투자 자산 비중을 늘리는 것이 목표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도 내일채움공제 운용자산 규모 증가에 따라 외부 위탁 운용 방식을 변경했다. 기존 다수의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에 개별로 자금을 위탁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하나의 전담 운용기관을 선정하는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방식으로 기금 운용체제를 개선해 운용사 선정에 나섰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정부나 공제회의 사업이 규모가 커지는 시점부터 OCIO 방식으로 운용 체계를 개편하는 추세”라면서 “중소기업 분야에서 기금 운용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각 운용사에서도 관련 영역에 관심을 꾸준히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허청과 기술보증기금이 지난해부터 공동으로 운영하기 시작한 특허공제도 추후 규모 확대가 기대되는 기금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8월 운용을 개시한 특허공제는 1년이 지난 9월 현재 운용자산 규모가 245억원 안팎을 기록 중이다. 가입 기업의 수도 3000개를 넘겼다. 매월 특정 부금을 적립하는 공제사업의 특성상 운용자산의 규모도 덩달아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이처럼 급증하고 있는 중소기업 관련 공제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독립성 훼손 등을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기금 규모가 커지는 만큼 각종 국책 사업에 필요한 정부의 자금 출자 요구 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노란우산의 경우 대체투자를 위해서는 담당 관청인 중기부로부터 출자 승인을 거쳐야만 한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자금의 규모가 커질 수록 공제기금 운용에 따른 효율성과 기관의 주요 사업을 분리해 독립성을 갖출 수 있어야 한다”면서 “출자사업의 전문성 확보 역시 중소기업 관련 공제기금이 갖춰야 할 숙제”라고 조언했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