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 '아기유니콘'에 선정된 스타트업의 정부 지원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애초 사업 전 주기에 걸쳐 종합적인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언급됐지만 최종 선정된 40개사 가운데 복수가 보증 자격 요건에 총족되지 않아 턱없이 낮은 수준의 정부 지원만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아기유니콘 기업에 선정된 기업 가운데 여러 스타트업이 중기부의 특별보증 지원 정책자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기유니콘 사업은 중기부가 오는 2022년까지 시행하는 스타트업 지원 육성 사업이다. 최대 159억원을 연계해서 지원받을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보증 50억원, 정책자금 융자 100억원, 연구개발(R&D) 자금 6억원 등이다. 규모가 적은 스타트업에 대규모 자금 융자가 가능해지면서 아기유니콘 사업에 254개 스타트업이 지원했고, 지난 6월 말 40개사가 최종 선정됐다.
그러나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아기유니콘에 선정된 A사 대표는 “아기유니콘에 선정되면 정부 특별보증 및 융자는 '프리패스'가 될 줄 알았는데 또다시 기술보증기금 등의 재심사를 거쳐야만 받을 수 있었다”면서 “기대감에 한껏 부풀었지만 결국 조건이 되지 않아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서 제한적 지원만 받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B사 대표는 “기술보증기금의 기술·사업성 평가에서 A등급 이상인데도 실제 받을 수 있는 지원금은 기대한 것에서 부족했다”면서 “중기부에서 최대 159억원의 지원금으로 포장했지만 대부분 재심사를 거치면 매출 추이 등을 따지면서 지원 받기도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복수의 아기유니콘에 선정된 기업들이 사실상 시장개척자금 3억원을 제외하고 추가 지원 받기는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기존에 이미 지원받은 것이 있다면 추가지원 절차가 매우 까다롭다고 지적했다.
매출 100억원 수준의 아기유니콘 C사는 기술보증기금에 자금 지원 신청을 했다. 그러나 이보다 앞서 1년 전에 신용보증기금에서 일부 금액을 지원받은 게 있다는 이유로 추가 지원을 신청하지 못했다. 앞서 보증받은 금액을 떠안고 자금 신청을 하면 일부 가능했다.
C사 대표는 “아기유니콘 사업이 새로운 예산을 투입하는 게 아니라 사실상 기존 스타트업 지원제도 틀 안에서 운영되고 있다”면서 “애초 전 주기에 걸친 전폭 지원 약속은 지켜지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아기유니콘은 성공한 스타트업의 상징인 '유니콘' 기업의 후보군 확대를 위해 중기부가 야심 차게 추진했다. 그러나 정책 의도나 선발 취지와 달리 선정된 기업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중기부도 예상보다 아기유니콘들의 자금 지원 폭이 넓지 않은 것에 근거해 관련 제도 개선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단기간 내 다양한 지원책을 만들기에는 예산과 지원 근거 등에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규모가 작은 아기유니콘의 경우 기존 규제안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금액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자금 지원 문턱을 낮추고 신청 프로세스를 좀 더 효율화하기 위해 다양한 대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