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구산업, R&D 생산성 향상에 날개 달다 〈2〉연세대 의공학부, 셀로긴과 미세전류 자극기술 상용화

미세전류 자극 관련 세포실험을 하고 있는 셀로긴과 연세대 의공학부 연구진
미세전류 자극 관련 세포실험을 하고 있는 셀로긴과 연세대 의공학부 연구진

홈 헬스케어와 미용 기기 시장에서 미세전류 자극기술이 트렌드로 부상했다.

미세전류 자극은 마이크로 암페어(〃A) 크기 미세한 전기 자극을 통해 세포부터 인체 전반에 생리학적 개선 효과를 유도하는 기술이다.

과거엔 과학적 검토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안전성과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품이 등장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생체조직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으면 미세전류 자극의 실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활용 폭도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다.

김한성 연세대 의공학부 교수팀과 셀로긴은 '미세 전류 자극을 활용해 유효 성분 주입과 세포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는 다목적 생체 자극 시스템'을 개발, 새 시장을 여는 데 성공했다.

김 교수팀은 미세전류 자극에 미치는 영향을 세포단위부터 생체 전반에 걸쳐 분석하고, 그 결과를 기반으로 다양한 활용 목적별 정밀한 미세전류 자극 기법을 개발했다.

이어 김 교수팀과 셀로긴은 피부건강, 다이어트, 탈모 방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세전류 자극 기술을 활용한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연구산업 중대형 성장지원 사업이 기여했다.

연구산업 중대형 성장지원 사업은 대학과 출연연이 보유한 유망기술 사업화를 밀착 지원하는 지원사업이다. 경쟁기반 비즈니스모델 수립 과정(사전기획지원)을 통해 고도화된 사업모델을 수립한다. 이를 기반으로 기술수요기업을 통한 기술이전 및 후속 사업화에 필요한 전 과정을 3년 이상 밀착 지원해 신시장·신산업을 창출할 수 있도록 신성장동력 확보, 대형 성과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제품·서비스 상용화 연구개발(R&D), 기술완성도 검증, 현장 테스트 및 양산 스케일업, 시험·평가 등 인허가, 국내외 시장 파악 및 사업화 전략 구체화 등 다양한 지원이 이뤄진다.

김 교수팀은 2017년 연구산업 중대형 성장지원 사업에 선정됐다. 개발 중인 미세전류 자극 기술 연구성과를 기술수요기업인 셀로긴으로 이전하고 제품 생산 및 상용화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김 교수팀은 미세전류자극 기술 상용화를 위한 추가 연구개발에 집중해 인체의 다양한 세포 특성에 맞는 맞춤형 미세전류 자극 방법을 찾고자 노력했다. 그 결과, 피부·지방·근육·모낭 세포 등 각각의 세포 특성에 맞는 미세전류 자극 방법을 개발하고 동물 실험을 통해 세포 실험 결과를 확인했다.

셀로긴은 김 교수팀 연구 결과를 토대로 제품 상용화를 위한 임상시험을 거쳐 개발에 착수, 세탁이 가능하고 전도성이 유지되는 전도성 원단, 이를 활용한 스마트 의류, 일상생활에서도 착용이 가능한 미세전류 자극 장치 등 다양한 제품 개발에 성공하고 국내 판매는 물론 수출도 시작했다. 3년이라는 비교적 단기간에 국내 판로 확보, 해외 수출 성사 등 사업화 성과를 낸 것이다.

공공연구기관은 기업이 원하는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기업은 이를 활용해 시장이 원하는 제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는 역할 분담을 통해 연구개발과 사업화 추진 과정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한 결과다.

김 교수팀은 지난해 말까지 미세전류 자극 기술 관련 학술 논문 4건을 게재하고 총 16회에 걸쳐 학술 회의에 참여하는 등 연구개발 과업을 활발히 진행했다. 연세대와 셀로긴은 사업기간 중 피부운동 및 피부케어용 패치 연결장치 관련 특허를 포함해 총 7건의 특허를 등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한 미세전류 디바이스와 전도성 스마트 의류 등 개발품은 지난해부터 홈쇼핑과 온라인 마켓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중국 수출에 이어 일본, 베트남에서 수출을 위한 인증 절차가 진행중이다.

셀로긴은 2016년 사원 2명으로 시작했지만 지난해 11명으로 신규 인력을 확충했다. 매출은 2016년 3억4000만원에서 지난해 10억원으로 약 3배 증가했다.

김 교수팀과 셀로긴의 협력은 계속 되고 있다. 탈모방지, 피부질환과 근골격계 관련 제품화를 위한 홈헬스케어 분야의 연구개발과 상용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올해 초 중국, 미국, 일본 3국에 총 5건의 해외 특허를 출원, 코로나19 이후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김한성 연세대 교수는 “대학이 연구개발하고 보유한 기술의 최종 지향점은 사업화를 통한 시장 진출과 매출 실현”이라면서 “과기정통부 지원으로 미세전류 자극 기술 관련해 새로운 시도라고 할 수 있는 '피부운동 및 피부케어용 패치'에 대한 특허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셀로긴은 특허기술을 바탕으로 제품을 빠르게 선보이고 출시 이후 불과 1년 만에 수출이라는 탁월한 성과를 창출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과기정통부의 연구산업 지원 사업을 매개로 한 산·학 협업모델이 보다 많은 대학과 출연연 등 공공 연구현장과 중소기업 등으로 널리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