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을 시작하자 사전과제부터 점검하고 디지털교과서로 영어단어를 노래 부르듯이 따라 한다. 퀴즈 전용 사이트에 접속해 팀별 영어 실력 겨루기를 한다. 여기저기 다른 툴을 사용하는 영어수업을 따라가다 보니 25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지루할 것만 같았던 원격수업은 에듀테크를 활용하니 참여도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 흥미도 배가됐다.'
9일 온라인으로 개막한 '2020 에듀테크코리아'는 비대면 수업을 알차게 꾸려갈 수 있는 에듀테크 콘텐츠와 솔루션부터 교육부·산업통상자원부 정책소개, 원격수업 시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콘텐츠로 구성됐다.
에듀테크코리아는 교육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정보통신산업진흥원, 한국교육정보진흥협회, 한국에듀테크산업협회,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주관한 행사다. 15년째 열리는 행사로,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원격수업이 전국 학교에서 실시돼 더욱 주목 받았다.
원격수업은 코로나19를 극복하는 힘의 원천이 됐으나 교육의 질 문제와 교육격차 우려는 미래교육으로 나아가는데 걸림돌로 제기됐다. 에듀테크코리아에서는 감염병 확산에 대응한 비대면 수업과 교육의 질을 모두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이 눈길을 끌었다.
오프라인 전시관을 그대로 온라인으로 옮겨 놓은 듯 가상현실(VR)을 이용해 에듀테크 콘텐츠와 서비스를 생생하게 담았다. 지방에서도 이동 걱정없이 얼마든지 관람할 수 있는데다 업무시간 중 박람회 장을 찾기 힘들었던 교사도 새로운 기술을 체험할 수 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서 과거와 달리 오프라인 행사를 온라인으로 전환해 개최하게 됐다”며 “이를 계기로 이번 행사가 우리 경제 전반의 비대면화와 디지털 전환에 기여하고 향후 코로나 일상에 대비한 전시산업의 이정표가 되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에듀테크 교육의 디지털 전환을 주제로 하는 이번 행사가 교육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국민적 이해도와 공감도를 높이고, 미래교육의 비전을 함께 공유하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에듀테크, 원격수업 질을 높인다
온라인 전시관 1홀에 들어서면 교육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정책 홍보관을 만난다. 교육부는 우수 원격수업 사례를 선별해 홍보관 내에서 초중교사의 원격수업을 관람객이 참관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온라인 영상으로다.
전라남도 화순 제일초등학교 3학년 담임을 맡은 김도형 교사는 전남의 원격강의 플랫폼을 이용해 초등학생 3학년 교육을 심화하는 수업을 보여준다. 사회과목 3학년 4주차 영상을 클릭하니 생각해보기, 활동하기, 정리하기 순으로 수업이 배열되어 있다. 아이들의 생각을 열어줄 수 있는 영상, 활동할 때 참고할 만한 영상, 잘 이해했는지 설문 등으로 구성된다. 수업 끝에는 학습 흐름에 따라 정리도 해준다.
웹캠 품절사태가 일어날 만큼 원격수업 도구가 중요하지만, 이것도 스마트폰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교사들이 원격수업을 하면서 가장 궁금한 것은 과연 학생이 참여하고 있는 가인데, 이것도 온더라이브라는 전문 사이트를 활용할 수 있다.
구승헌 부산 지사중 영어교사는 코로나19 이전부터 디지털기기를 활용한 수업에 관심이 많았다. 수업 시간에 구글클래스룸과 디지털교과서를 이용해 수업의 집중도를 높였다. 댓글을 통해 학생들의 피드백도 즉각적으로 이끌어냈다.
온라인 전시관 4홀을 방문하면 교육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비대면 원격교육 및 클라우드 플랫폼을 경험할 수 있다.
벤타브이알은 번거로운 설치과정 없이 동시에 최대 100명이 VR를 체험할수 있는 교육 솔루션을 소개했다. '도레미파솔라시도 지구탐사대'라는 콘텐츠도 선보였다. VR·AR·학습만화를 유기적으로 구성해 호기심을 유발하고 심화학습까지 이끈다.
이웃닷컴은 학교 가정통신문을 스마트하게 전달하는 'e알리미'를 소개했다. 전달사항 실시간 수신 확인은 물론 회신 내용에 대한 통계도 가능하다. 새하컴즈는 초기도입 비용 부담이 없는 영상교육 플랫폼 '이지뷰 클래스(ezView Class)를 선보였다. 쌈봇은 DIY 로봇키트로 자연스러운 학습을 유도하고 로봇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솔루션을 전시했다.
크레아큐브는 기초수학 학습용 스마트 IoT 솔루션을 선보였다. 앱과 블루투스, 커넥티드된 장난감으로 시각·청각의 감각을 활용해 연산능력을 향상시키는 제품이다.
◇온라인 박람회, 비대면 시대 빛났다
에듀테크코리아는 온라인 박람회지만 오프라인에서 경험하고자 하는 모든 것을 담았다. 전시관을 그대로 재현해 동선에 따라 각 부스를 방문할 수 있도록 했다. 전시관 입장 배너를 클릭하면 익숙한 전시관의 모습이 모니터에 펼쳐진다. 온라인 가상 전시관이지만 실제 부스를 방문하듯 실시간 상담도 할 수 있다. 각 부스 내에 전화기 모양의 아이콘을 클릭하면 구르미 비즈 앱을 통해서 업체 담당자와 연결돼 화상 상담을 할 수 있다. 전시관을 모두 둘러보는데 하루도 부족했다.
전시관은 4개 홀과 세미나홀로 구성됐다. 세미나홀에서는 글로벌 석학의 실시간 강연을 들을 수 있다. 교육부와 산업부는 향후 이를 VOD로도 제공할 예정이다.
전시관 1홀에서는 정부, 기관이 에듀테크를 소개한다. 전시관 2홀은 코딩 AI 로봇 기업들과 함께 교육현장에서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는 에듀테크와 교육용 솔루션이 주로 전시됐다.
로보라이즌이 선보인 '핑퐁'은 기본 모듈인 큐브와 큐브를 연결하는 다양한 형태의 링크를 조합해 여러 형태의 로봇을 제작할 수 있다. 게이미피케이션 콘텐츠 회사 밍글콘은 코딩 키트 밍글봇과 컴퓨팅사고력을 배양하는 '도와줘' 앱을 소개했다. 아이스크림미디어는 AR, VR, 360 실감형 교육 콘텐츠 플랫폼 'XR스쿨' 스포츠와 교육·게임이 융합된 가상현실 실내 체육플랫폼 XR스포츠, 퀴즈와 투표를 진행할 수 있는 수업도구 클래스키, 코딩로봇 뚜루뚜루 등을 전시했다.
3홀에선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 내 미래형 첨단 ICT 기반 스마트교실을 위한 교육용 솔루션 및 콘텐츠가 펼쳐진다. 유니컴과 스마트원의 태블릿PC·노트북 충전보관함, 쓰리디뱅크의 IoT 3D 홀로그램 디바이스, 엠에스코리아의 터치테이블 등을 만날 수 있다.
이날 에듀테크 기업은 언제나 전시회를 둘러보듯 에듀테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디지털메뉴판을 선보였다. 학교와 교사는 에듀테크 솔루션과 콘텐츠를 메뉴판에서 고르듯이 확인할 수 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