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예탁금·신용거래 동반상승...변동성 커져도 여전한 낙관론

미국에서 대형 기술주 중심의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국내 증시가 주춤하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의 주식 매수 열풍이 식지 않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청약 경쟁 효과로 증시 예탁금이 51조~52조원에서 일시적으로 63조원까지 치솟으면서 시장 유동성은 더 커졌다. 실물경제 회복 속도에 비해 주가와 괴리가 커지면서 과열된 투자분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전하지만 '조정 시 매수 기회' 목소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는 지난 8월 7일 처음 15조원을 돌파한 이후 꾸준히 증가해 한 달 만에 17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9일 기준 신용거래융자는 17조646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자 예탁금도 사상 최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10일 처음으로 50조원을 돌파해 50조3546억원을 기록한지 약 한 달 만에 60조원(9월 4일 기준)을 돌파했다. 9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57조2243억원이다.

투자자 예탁금과 신용거래융자가 사상 최대 수준인데 비해 국내 증시는 최근 높은 변동성을 겪고 있다. 미국에서 테슬라 주가가 급락하고 있고 소프트뱅크로 추정되는 투자사가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콜옵션 계약을 조기 청산한 여파로 지수가 하락했다. 이 여파로 연일 매수세인 개인 투자자에 비해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 우위 거래를 잇고 있다.

최근 이같은 변화로 지수 하락폭과 조정 기간이 얼마나 길어질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단기에 증시가 회복한 만큼 조정을 겪을 수밖에 없으므로 조정 이후 상승세를 탈 종목군을 선점해야 한다는 분석과 조정 후 장기 하락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순매도를 지속하고 있는데 글로벌 주식형 펀드와 주요 신흥국 주식시장에서도 외국인이 순매도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는 한국과 미국 등에서 개인의 주식투자 열풍 영향으로 간접투자에서 직접투자로 바뀌며 일어난 현상이어서 당분간 외국인 매도가 주식시장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완화된 금융시장 여건과 고착화된 저금리, 정책당국 스탠스를 감안하면 현재 과열된 주식시장을 철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며 “적정가치를 우려하며 조정국면이 나올 수 있지만 과거 미국 주식시장의 충격과 1년간 복원 흐름을 비교해보면 이번 국면이 아주 과도한 정도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